경제·금융

70번째 '꿈의 무대' 막 올랐다

브라운등 첫조 출발… 11분 간격으로 티샷

‘꿈의 무대’ 마스터스가 드디어 개막됐다. 이 대회는 올해까지 70년째 늘 그랬던 것처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코스 곳곳을 빽빽하게 메운 갤러리들의 박수 속에 첫 날 경기를 시작했다. 6일 밤 9시(이하 한국시간) 로드 팸플링, 루카스 글로버, 올린 브라운 등 첫 조가 출발한 뒤 11시23분 타이거 우즈와 7일 새벽 1시57분 최경주를 거쳐 2시 41분 데이비스 러브3세-애덤 스콧-앙헬 카브레라의 마지막 조가 출발할 때까지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서는 선수 소개 멘트가 11분 간격으로 울려 퍼졌다. 사실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개막 전날인 5일 ‘파3 콘테스트’를 통해 이미 축제 분위기가 한껏 달아 올랐다. 지난 60년부터 47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이벤트는 선수, 캐디로 나서는 가족, 또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에 바짝 붙어 서 있는 수 많은 갤러리들이 모두 어우러지는 한바탕 축제. 클럽하우스에서 정규코스를 봤을 때 왼쪽 편에 조성된 9홀짜리 파3코스에서 현지시간으로 개막 전날 오후 1시부터 펼쳐지며 갤러리들의 함성이 정규 코스 전체로 울려 퍼질 만큼 떠들썩하다. 이날은 특히 9번 홀에서 잇따라 3개의 홀인원이 터져 갤러리들을 크게 흥분시켰다. 파드레이그 해링턴과 애론 오버홀저, 팀 클라크 등이 각각 마지막 홀에서 홀인원을 작성했다. 이 이벤트의 우승자는 올 해 처음 마스터스에 출전한 벤 크레인. 절친한 친구로 미식축구 선수인 댈러스 카우보이의 쿼터백 드류 블레드소를 캐디로 동반했던 크레인은 9홀 합계 3언더파로 1위가 됐다. 전통적으로 ‘파3 콘테스트 우승자는 그 해 정규 토너먼트에서 절대 우승할 수 없다’는 속설이 있지만 크레인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첫 출전한 이 대회에서 화려하게 시작한 자체로 너무 즐거울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각 홀마다 가장 핀에 가깝게 볼을 붙인 선수를 선정하는데 4번 홀에서 마루야마 시게키가 25cm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최경주(36ㆍ나이키 골프)는 니어리스트(Nearest) 기록을 내지 못했고 타이거 우즈(30ㆍ미국)는 선약을 이유로 이 이벤트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날 이벤트에는 10살 안팎의 어린 자식들을 캐디로 동반한 선수들이 많아 갤러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최경주는 처음 출전했던 지난 2003년 이후 백을 메게 한 큰 아들 호준 군을 올해도 동반했다. 벌써 4년째 캐디를 한 덕인지 호준 군이 클럽을 건네고 볼을 닦아 주는 솜씨가 ‘프로 캐디 못지 않았다’는 게 현지 소식통의 전언. 현장에 가지 못한 최경주 프로의 부인 김현정씨는 “열이 좀 나고 아픈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대견해 했다. 마스터스 6승의 노장 잭 니클로스는 11살짜리 손자를 대동했고 필 미켈슨은 백을 멘 큰 딸은 물론 작은 딸도 데리고 나왔다. 작은 딸에게는 딱 맞는 캐디 복까지 맞춰 입혀 눈길을 끌었다. 보통 ‘파3 콘테스트’에 캐디로 나서는 아이들은 대회 주최측이 선수 캐디들을 위해 준비한 흰색 작업복의 팔 다리를 최대한 접어 입는다. 미켈슨과 함께 라운드 한 짐 퓨릭은 딸에게 캐디 복을 입히기는 했지만 백 없이 클럽 3개를 자신이 들고 다녀 갤러리들의 미소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각 홀 주변을 가득 메운 갤러리들은 손에는 맥주와 시거, 또 이날까지만 허용된 카메라를 들고 아무렇게나 앉거나 서서 세계 각국의 언어로 선수들에게 갈채를 보냈다. 선수들도 갤러리들과 농담을 하거나 사진을 찍도록 포즈를 취해주는 등 정규 대회 때는 상상도 하지 못할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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