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흑자 사용처 논란백악관·의회 대립 양상
미국의 재정 흑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이의 사용 방안을 놓고 미 정치권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은 선거의 해를 맞아 재정 흑자를 각자의 입맛에 맞춰 요리하겠다며 진작부터 대립하고 있었지만 흑자 규모가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 것으로 27일 발표되자 불에 기름을 부은 듯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달 말로 끝나는 2000회계연도의 재정 흑자가 올 6월의 전망치보다 190억달러가 많은 2,300억달러에 달해 지난해 1,240억달러의 거의 두배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재정 흑자중 2,230억달러는 국채 상환에 투입, 당초 계획대로 오는 2012년까지는 국채를 완전 상환해야 한다며 의회의 예산안은 우선 순위가 잘못 책정돼 있으며 재정의 건전 기조를 위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조지 부시 텍사스주 지사를 비롯한 공화당 진영에서는 그러나 예산 증가의 일차적인 책임은 행정부에 있다고 지적하고 클린턴 대통령의 제안은 예산 증가 압력의 주요 원천이 되고 있다며 역공을 취하고 나섰다.
부시 후보는 『나의 적수는 그것(흑자)을 항구적인 정부 팽창을 위한 토대로 여기고 있지만 그것을 모두 써버리는 것은 현재의 번영을 위협할 것』이라며 고어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워싱턴=연합
입력시간 2000/09/2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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