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첫날 기습적으로 내린 집중호우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수도권 피해 지역에서는 연휴 마지막 날인 23일에도 주민과 경찰관ㆍ공무원 등이 현장 복구에 집중했다.
관할 지역 공무원을 비롯해 복구 인력이 타지역으로까지 지원업무를 수행하며 피해 복구를 돕고 있지만 피해 지역이 광범위하다 보니 많은 곳에 도움의 손길이 닿지 못하고 있다.
신월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에 살고 있는 이모(43ㆍ여)씨는 "집중호우가 내린 날 집에 물이 바닥에서 10∼20㎝ 높이까지 찼는데 바깥 빗물이 아니라 화장실과 싱크대 밑에서 역류해 들어온 오수였다"며 "물은 다 빠졌지만 현재 방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21일부터 젖은 가재도구를 집 밖으로 꺼내두고 집안 정리와 청소를 하느라 눈도 제대로 붙이지 못했다는 이씨는 "다행히 양천서 방범순찰대 의경들이 아침 일찍부터 지원하러 나왔다"며 "도움이 간절할 때 의경들이 도와줘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고생도 많이 해 미안하기도 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인천시 역시 이날 각 구ㆍ군과 동 주민센터 등 2,500여명의 공무원을 투입해 배수 작업 마무리와 도로 청소, 쓰레기 수거, 소독 등의 작업을 벌였다. 특히 축대 붕괴로 차량 9대가 파손됐던 계양구 계산동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는 이날 오전 공무원과 경찰력 100여명이 동원돼 무너진 축대를 걷어내고 토사를 넣은 마대로 응급 복구 작업을 벌였다.
강원 지역은 영월 문곡 31번 국도와 영월 서면 38번 국도, 영월 영흥 9번 군도, 원주 문막 88번 국가지원지방도 등 도내 8곳의 도로에서 낙석과 토사가 덮쳐 한때 교통이 통제됐으나 긴급 복구 인력이 투입돼 대부분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한편 연휴 첫날인 21일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기습폭우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모두 1만4,018 가구가 침수피해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폭우로 서울에서만 8,199 가구, 전국적으로는 1만4,018 가구가 침수피해를 입었으며 1만1,91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