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차 수사 급진전…김재록씨 역할 재부상

검찰 `경영권 승계ㆍ정관계로비' 개입 의심

검찰이 4일 현대ㆍ기아차의 옛 기아 계열사 인수합병에 관여한 5개 구조조정전문회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전 회장의 역할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 당시부터 각별했던 김재록씨와 현대차의 관계를 감안하면현대차의 비자금 조성과 계열사 M&A 등에 `금융계 마당발' 김씨가 관여했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씨는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 시점인 1998~1999년 기아경제연구소 홍보기획이사,기아차 경영혁신단 전략기획이사를 역임해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 과정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 현대차가 기아차 소속 3개 부품 계열사를 1999년 구조조정전문회사에 매각했다가 다시 인수합병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정의선 사장 개인 회사로 만드는 과정에 김씨가 힘을 보탰을 가능성을 엿보게 해주는 경력이다. 김씨가 정ㆍ관계에 형성한 폭넓은 인맥 등에 힘입어 IMF 직후 국내 M&A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혔고 현대차그룹과 긴밀한 교류를 해 온 점도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김씨는 미국계 회계법인인 아더앤더슨 한국 대표를 맡고 있던 2000년 현대그룹의 `왕자의 난' 때 정몽헌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던 정몽구 현대차 회장쪽을 자문함으로써 정몽구 회장에게 도움을 준 인연이 있다. 김씨는 현대차가 2001년 양재동 사옥을 싼 값에 매입할 수 있게끔 돕고 현대차로부터 10억원이 넘는 돈을 받은 정황이 검찰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처럼 1990년대 후반 이래 김씨가 현대차 그룹과 꾸준히 교류해온 점에 비춰검찰은 김씨가 현대차에 다양한 자문을 해 주는 과정에서 현대차 비자금 조성에도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게 아니냐는 심증을 갖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히 현대차의 비자금이 김씨에게 흘러들어간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현대차가 수백 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일부 아이디어를 제공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 금융과 M&A 지식이 해박한 김씨가 현대차가 기아차 계열사를 헐값에 사들였다가팔고 사기를 거듭해 회사 가치를 불리고 여기서 생긴 차익으로 정의선 사장의 주요계열사 지분을 늘리는 방법 등을 조언했지 않았겠냐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특히 김씨가 재경부 등 정책당국과 금융권 고위인사들과 친분을 바탕으로 로비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김씨 능력을 활용해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를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비자금을 활용해 정관계 인사에게도 로비를 한 정황이있다는 퇴직 임원의 증언도 나오고 있어서 이 부분이 김씨를 통한 로비와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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