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企 "R&D·폐자원 활용 돌파"

환율급락·고유가·국제 원자재값 상승 '3중고'


에어컨 등에 들어가는 스테핑 모터를 만드는 모아텍의 연구원들은 요즘 부품 가짓수를 줄이기 위해 회의실에서 설계 도면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이기 일쑤다. 종류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1개의 모터에 필요한 부품 수는 통상 30~40개 정도로 이 중 한 개만 줄여도 원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환율급락ㆍ고유가ㆍ국제원자재 가격상승 등 3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이나 설비투자를 늘려 ‘돌파구’를 찾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또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해 원가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시장도 개척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R&D와 설비투자로 난국을 돌파한다= 올해 전체 매출의 5%정도인 40억원 이상을 R&D비용으로 책정하고 있는 모아텍의 35명 연구원들은 복잡한 부품 설계도면을 단순화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쉴 틈이 없다. R&D 투자가 원ㆍ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악화되고 있는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해법이 되고 있는 셈이다. 게임용 모니터 전문업체 코텍의 경우 고부가가치 신상품 출시로 외형확대에 나섰다.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 제품의 매출 성장을 도모, 규모의 경제효과를 노린다는 것. 매출의 무게중심이 브라운관(CRT) 모니터에서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로 바뀐 것이나 올 초 의료기기용 모니터 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한구 사장은 “외형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이외에 호주와 독일 등 신규 거래처 개척에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석유난로 분야 수출기업인 파세코도 만만찮은 환차 손에도 불구하고 올해 40억원 가량을 공장 자동화 등 설비투자에 쏟을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살아 남기 위해서라도 마진이 높은 제품 개발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며 “위기 상황에서는 정공법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폐자원 활용해 원가 줄이고 신시장 개척한다=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업체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재생에너지개발 전문기업인 펄스에너지는 최근 소형타이어 2개 분량에서 휘발유와 경유ㆍ중유 등 산업용 연료 10ℓ를 재생할 수 있는 ‘노딕스8000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가열식 처리 방식으로 폐타이어와 플라스틱을 동시에 가공 처리해 산업용 연료를 추출할 수 있으며 폐비닐ㆍ폐스티로폼ㆍ어망 및 어구 등 농어촌에서 버려지는 석유화학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하이테크 고무소재 전문기업 동아화성도 버려지는 타이어를 이용한 아파트용 층간 차음재로 ‘제2의 전성기’를 기약하고 있다. 이 제품은 아파트 및 주택의 층간 소음을 방지해주는 건축용 자재와 자동차의 진동이나 외부 충격음을 차단해 주는 차량용 제진재로도 공급될 예정이다. 임경식 사장은 “국내는 차량에서 배출되는 폐타이어만 해도 매년 2,000만개가 넘는다”면서 “폐타이어를 이용한 방음ㆍ방진재는 자원 재활용이라는 의미 이외에도 환경오염 방지, 그리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점토벽돌생산기업인 공간세라믹은 인조 쇄석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석분토를 백토, 마사토와 혼합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산업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이는 한편 석분토를 버림으로써 발생하는 하천오염 등 환경 문제 해결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프레임공업협동조합 및 관련업체들은 폐스티로폼을 활용한 액자를 만들어 ‘블루오션’을 창출하고 있다. 버려진 스티로폼을 이용해 제작된 이른바 ‘재활용 액자’는 원목액자에 비해 가격이 저렴할 뿐더러 디자인 측면에서도 원목액자보다 뛰어나 해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재활용 액자 수출이 6,000만 달러를 웃돌았으며 올해도 그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밖에도 자동차용 폐배터리를 신제품과 같은 상태로 복원시키거나(배리텍) 폐지를 활용해 복사 용지를 생산하는(페이퍼코리아) 등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하는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위협하는데다 환율급락, 엔화가치 하락 등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이 자구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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