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8월 26일] 오바마의 체니

지난 36년 간 정계에 몸담아 온 조지프 바이든 미국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은 개혁을 추구하는 인물은 아니다. 1972년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12살이었을 때 바이든 의원은 처음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이는 오바마 의원과 바이든 의원의 선거캠페인에서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65세의 상원의원으로서 민주당에, 특히 외교분야에 ‘경험과 연륜’이라는 가치를 보태줄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의원은 매파는 아니지만 자유주의적 외교를 주장하는 입장이다. 즉 바이든 의원이 민주당에 미국의 국가안보를 중시하며 미국을 해치려는 세력을 인식하게 하는 현실적인 시각을 제공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2002년 이라크 전쟁에 찬성했고 다른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보다 더 늦게야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대를 선언했다. 하지만 무조건 강제력을 사용하기보다는 ‘정치적 화해’가 중요함을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이라크 전쟁 실패의 대가를 인식한 탓에 다른 민주당 의원과 함께 즉각적인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결의안에 서명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바이든 의원은 오바마 진영 국가안보위원회의 앤서니 레이크ㆍ수전 라이스로 대변되는 정통 비둘기파와는 대조를 이룬다. 이는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국가안보의 든든한 조언자인 딕 체니를 러닝메이트로 기용한 것과도 비슷하다. 일부 자유주의자들은 미덥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국익을 고려하는 측면에 대해서는 영리한 선택이다. 오바마 의원이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를 따라잡기 위해 바이든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것은 확실하다. 이 과정에서 오바마 진영은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어야 한다. 바이든 의원은 말솜씨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유권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다. 대신 말실수가 잦은 사람으로 찍혀서는 안 된다. 바이든 의원은 “미국 정계의 추한 당파성을 깨끗이 없애겠다”고 호언했지만 2001년 존 볼튼 전 유엔대사의 청문회 당시 그의 임명을 반대하며 인격모독성 발언을 퍼붓기도 했다. 오바마 의원은 최근 지지도 하락에 대해 외교ㆍ안보 부문의 강화로써 대응한 셈이다. 이 같은 메시지를 유권자들이 어떻게 해석할지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드러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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