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달러 환율 추락…내외국인 엇갈린 전망

외국인 "美적자 커져 달러 약세"…증권街 "조정 받지만 급락 없다"


원ㆍ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이자 ‘세자릿수’ 시대가 다시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달러약세’에 베팅했던 해외투자은행들은 미국의 ‘쌍둥이 적자’ 문제를 새삼 부각시키며 달러화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단기간 상승에 따라 조정을 받을 것이며 급격한 달러약세나 이에 따른 원ㆍ달러 환율 급락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많이 해소된데다 환율하락 요인인 위앤화 절상도 당분간 이뤄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12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에 비해 4원20전 떨어진 1,039원50전에 마감됐다.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11.40엔으로 하락하자 원ㆍ달러 환율도 1,030원대로 주저앉았다. 유가하락과 13일 발표될 미국 무역수지 악화 우려 등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서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해외투자은행 관계자들은 최근 달러강세가 연말에는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했다. 스티븐 세이웰 씨티그룹 외환담당 연구원은 “현재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4% 정도인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내년에 7.3%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달러화의 중기적 전망은 암울하다”고 주장했다. 토니 노필드 ABN암로 외환담당 연구원은 “달러ㆍ유로 환율이 올해 말 1.25달러를 기록했다가 1년 뒤에는 1.4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언 스태너드 BNP파리바 연구원도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가치 상승효과가 희석되면서 연말에 유로당 1.22달러선에서 움직이던 달러화가 내년 중반에 1.36달러 정도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국내 증권업계 이코노미스트들은 대체로 원ㆍ달러 환율이 다시 1,000원 밑으로 떨어지는 급락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당분간 1,000~1,050원선의 박스권 안에서 조정을 받다가 1,080원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효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갑작스러운 중국 위앤화 절상 등의 재료만 돌출하지 않는다면 현재 국제환율의 추세를 결정할 만한 재료가 없는 만큼 당분간 원ㆍ달러 환율도 각종 경제지표나 유가변동과 연동해 1,000~1,050원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정우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한국과 대만 등의 증시에 정보기술(IT) 경기회복 전망을 토대로 해외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도 단기적으로 환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현재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까지 9일째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전문가들은 13일 발표될 미국의 5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600억달러 이내 수준으로 확인될 경우 단기적 미국 달러의 약세와 원화 강세 추이는 곧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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