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강봉구가 우리 중대장님이었다고…” 육군 20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얼마 전 1주차 신병교육을 마친 훈련병들은 최근 화들짝 놀랐다. 신병 교육을 담당하는 중대장이 훈련병으로 입소해 1주일간 함께 교육을 받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반말을 해대고 속마음을 모두 털어놓을 정도로 부대꼈던 동료가 1주일 뒤 ‘하늘 같은’ 중대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모두 까무러칠 정도로 놀랐던 것이다. 29일 육군에 따르면 육군 20사단 신병교육대 2중대장인 강병규(육사56기ㆍ29) 대위는 이달 8일 ‘210번 강봉구’라는 이름표를 달고 훈련병으로 입소했다. 평소 신병들의 기본권 보장에 관심이 많던 강 대위는 신병의 눈높이에서 교육과정이 올바른지, 조교나 분대장이 신병들에게 가혹행위를 저지르지는 않는지 등을 알아보려고 ‘잠행’을 했다. ‘까까머리’에 훈련병에게 지급되는 보급품을 받고 입소, 군대예절 등을 배우는 교육 1주차(7월8~15일) 과정을 마쳤다. 신병 동기생들은 강 대위를 지병으로 유급 대기 중에 입소한 210번 강봉구 훈련병으로 알고 자연스럽게 속마음을 털어놓았고 강 대위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신병교육 과정의 문제점을 알게 됐다. 이승태 훈련병은 “속마음을 다 털어놓았는데 봉구가 중대장님이란 사실을 알고 동기생 모두 놀랐다. 훈련병의 입장으로 돌아가 문제점을 파악하려는 중대장님의 모습을 보고 모두 적극적인 자세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위는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며 “이번 체험을 바탕으로 신병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교육성과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