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폐기물매립지 안정과 새 갈등

박대문<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우리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서 생산, 파생되는 모든 물질은 폐기물 과정을 거친다. 수도권 매립지는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의 적정처리와 자원화를 촉진하기 위해 조성된 폐기물 매립지이다. 이곳은 당시 동아건설이 간척지를 개발하기 위해 제방을 쌓고 부지를 조성한 1,200만평 중 일부인 628만평에 매립지를 조성하고 지난 92년 2월부터 수도권 지역 주민 2,100만명의 생활쓰레기와 건설폐기물을 매립하고 있는 서울시ㆍ인천시ㆍ경기도의 광역폐기물 매립장이다. 한편 이곳을 관리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2000년 7월에 설립된 환경부 산하 국가공사다. 공사가 설립되기 전에는 서울시ㆍ인천시ㆍ경기도가 공동으로 수도권매립지운영관리조합을 설립(91.11.7)해 운영을 총괄했으며 기술관리는 환경관리공단에 위탁했다. 그러나 이러한 운영 방식에 효율성과 책임성 등 많은 문제점들이 야기되자 48인의 국회의원 발의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설립및운영등에관한법률’이 99년 12월에 제정, 공포되고 이 법률에 의거해 2000년 7월에 설립된 것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다. 따라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3개 시ㆍ도 지방자치단체장의 기본책무인 생활폐기물 처리를 대행하는 기관으로서 국가예산 전혀 없이 처리비에 상응하는 폐기물 반입수수료로 운영되고 있는 실비정산체제의 공적시설 관리기관이다. 현재 공사에는 1일 평균 10톤 차량 2,000여대가 반입하고 있는 2만600톤의 폐기물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매립하고 있으며 침출 수 또한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 2~3㎎/ℓ으로 처리(팔당상수원수 1.2㎎/ℓ)하고 있다. 세계의 많은 전문가가 이곳을 방문해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역주민을 포함한 일반 시민들도 이곳 매립지 관리 실태를 보고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수도권 매립지는 폐기물 매립지의 생태복원을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테마공원으로 변모시킬 ‘드림파크’ 마스터 플랜을 확정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더 이상 혐오스럽고 주변지역에 환경피해와 불편을 주는 곳이 아닌, 생명 그 자체가 살아 숨쉬고 문화가 넘치는 생태문화 공간으로서 꿈과 문화와 지역발전이 있는 축복의 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새로운 이정표를 쌓아가고 있으며 많은 주민 또한 이를 신뢰하고 있다. 이는 공사와 함께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뜻 있는 지역주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그러나 갈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더 이상 대체매립지 확보가 어려운 현실적 문제, 폐기물이 최초 반입되던 당시보다 3배나 증가된 다수의 신규 아파트 등 입주주민과 긴 세월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소수의 기존 지역주민간의 주민지원금을 둘러싼 갈등, 현저한 환경개선 결과 영향권지역에서 제외돼야 하는 현 영향권지역 주민과 매립지 인근지역 주민과의 갈등이 새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수도권 매립지가 분명 3개 시ㆍ도의 업무를 대행하는 자신들의 환경시설임에도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공사로부터의 별도의 혜택과 지원을 요구하는 시각으로 어느 사이에 변하고 있다. 나아가 수익사업이 아닌 처리비용 정산 체제로 운영되는 공사의 현행 법적구조를 모르는 바 아님에도 처리시설 개선 및 부담금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은 난제였던 생활폐기물 처리의 어려움이 해결되자 스스로의 책무에서 제3자의 방관자로 변하는 모습 같아 ‘올 때 마음과 갈 때 마음 다르다’는 옛말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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