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철언 '비자금 비망록' 공개

60명 인물 등장…10년간 660억 관리

최근 모 대학 여교수를 상대로 자신의 돈 176억원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박철언 전 장관의 비자금 내역이 적혀 있는 비망록이 발견됐다고 뉴시스가 10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의 자필로 작성된 이 비망록에는 1996년부터 2006년까지 박 전 장관이 관리한 자금의 내역이 차명계좌 명의자, 신탁, 정기예금과 같은 예금의 성격, 계약과 만기일, 통장번호, 금액 등으로 자세히 적혀있다. 또 P, JK, CK, K 등과 같은 이니셜과 함께 'JK친구 부인', '서(처형)'등 60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있다. 일부는 이름으로 등장했지만 실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비망록에 기록된 차명계좌의 규모는 적게는 3,000만원에서 많게는 19억1,0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 2∼3억원 정도로 쪼개서 관리했으며, 그보다 더 적은 액수의 통장도 확인됐다. 가장 큰 액수인 19억1,000여만원은 1995년도에 장기신용채권으로 맡긴 것이었으며 'JK-CK'라는 표시가 돼 있었다. 기한은 1995년 1월 통장 개설부터 2006년 6월 예금 만기까지 각각의 통장에 대해 상세히 기록돼 있으며 예금의 만기는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5년에 이른다. 각 차명계좌는 주로 1년 정기예금과 증권사의 신탁으로 처리했고, 만기가 지나면 명의를 변경해서 새 통장을 개설하거나 혹은 예금 기한을 연장하는 방법을 써 온 것으로 보인다고 뉴시스는 전했다. 각각의 돈은 서울 강남과 마포, 충무로 등에 위치한 10여개의 은행에 분산 입금시켰고, 지방에 맡긴 돈으로는 용인의 K은행과 H은행에 집중 분산됐다. 차명자들은 박 전 장관에게 고소를 당한 전직 모은행지점장 서모씨와 K교수 당사자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과 박 전 장관의 처가댁 식구들이 대다수였다. 비망록에는 박 전 장관의 돈 17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당한 K교수 명의의 3억1,900만원 2년 만기 예금과 5억3,300만원 3년 만기 예금계좌도 존재했다. 통장의 전체 금액은 만기 후 차명을 만들어 중복되는 부분을 포함해 660억 정도로 집계됐다. 한편 이에 앞서 박 전 장관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모은 돈을 이율에 따라 1∼5년짜리 예금신탁 상품으로 60여개 차명 계좌 형태로 관리했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당시 "선친의 뜻에 따라 정치계를 떠나면 복지재단을 운영하기 위해 선친이 물려준 유산과, 오랜 법조생활 동안 모은 돈, 후원인들의 협조금을 차명으로 관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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