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본시장 새패러다임을찾아서] 9. 프랑스·독일의 개인투자

파리증권거래소는 이번 행사기간 동안 주식투자 연습, 상장업체 사이트 방문, 시장 전문가들과의 미팅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개인들이 주식투자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프랑스 국민중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약 520만명으로 10년 가까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파리증시는 개인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각종 캠페인과 함께 주식투자법을 가르치는 전문학교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3년전에는 일반인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증권투자법을 가르치기 위해 에꼴 드 라 부어스(ECOLE DE LA BOURSE)라는 증권학교를 설립했다. 이 학교에서는 증시전문가와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총 8개 섹션의 16개 강좌가 제공된다. 수강료는 800프랑(16만원)으로 비료적 싼 편이다. 97~98년중 프랑스 전역의 37개 센터에서 5,500명이 강의를 수강했다. 참여자 중 70%는 이전에 주식투자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최근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강의에 참여한 사람의 44%는 강의 후 주식투자를 더욱 늘렸다고 답할 정도로 개인투자자 유치에 효과를 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4~5년전부터 대형 상업은행들이 「미니텔」이라는 일종의 전화기를 이용한 전자 주식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형 상업은행인 소시에테 제너럴의 피마텍스(FIMATEX)나 파리바은행의 코르텔(CORTEL)등이 대표적인 회사다. 미니텔 분야에서는 코르텔이 시장점유율 75%로 절대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다음으로 피마텍스가 지난해 10월말 현재 1만3,400개의 온라인 개좌를 갖고 있다. 현재 프랑스에서 미니텔을 이용해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은 15만명에 달한다. 또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주식거래자도 10만명선을 넘어섰다. 개인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바클레이 은행과 그레딧 커머셜 드 프랑스(CCF) 등 대형은행들의 인터넷 증권사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함께 부어스 디렉트(BOURSE DIRECT)와 같은 순수한 인터넷 전문 증권사도 급격히 늘고 있다. 현재 프랑스에서 사이버 트레이딩을 하고 있는 증권사는 25개에 달한다. 파리증권거래소의 브루노 로시놀 홍보부장은 『최근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인터넷 증권사를 설립하면서 증시규모에 비해 인터넷 증권사가 너무 많은 상황』이라며 조만간 경쟁이 치열해져 망하는 회사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부어스 디렉트나 셀프 트레이드(SELF-TRADE) 등 인터넷 전문 증권사들은 개인 고객 유치를 위해 보다 공격적인 마켓팅을 펼치고 있다. 셀프 트레이드의 경우 정액 수수료 시스템을 내놓는 전략으로 사업 시작 1년만에 고객이 8,000명으로 늘어나 올해 수익이 5,000만프랑에 달할 전망이다. 또 선두 인터넷 증권사 중 하나인 부어스 디렉트는 거래 계좌수가 지난해말 2,150개로 1년전에 비해 두배로 늘었으며 지난해 3·4분기 수익이 전년동기대비 145%나 급증했다. 피마텍스(FIMATEX)의 기요망 메자르씨는 『소형 온라인 증권사들과 비교할 때 안전성과 노하우면에서 우위가 있다』며 앞으로 고객들 사이에 인터넷 증권사 선정에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제2의 금융도시인 프랑크푸르트시 뷔르제 슈트라세. 고풍스런 3층짜리 석조건물 앞에는 매일 아침 백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김나지움(고등학교) 학생에서 정년퇴임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인 사람들의 계층도 다양하다.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주식시장 설명회를 실시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증권거래소 3층에 있는 회의실에서 독일 증권거래소 현황과 각종 주가지표에 대한 1시간짜리 슬라이드를 시청하고 2층에 있는 딜링룸을 직접 견학하는 기회도 갖는다. 증권거래소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뮐러 니콜 양은 『하루 300~400명 이상이 증권거래소를 찾고 있다』며 『최근 닥스지수가 최고치 행진을 지속하자 일반인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지난 95년 이전만 해도 연간 신규 상장기업이 20개에 불과할 정도로 주식발행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유통시장도 대표지수인 닥스30지수를 구성하는 상위 30개 업체의 비중이 총거래액의 75% 차지하고 독일 10대 대기업이 상장주식 총수의 40%이상을 차지했다. 투자자는 10~15종목만 분산투자하면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어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한 선택의 폭이 극히 제한돼 있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대형 공기업의 민영화가 개인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도이체방크 로날드 바이허트 홍보실장은 『독일정부가 공기업 민영화를 위해 지난 96년11월 도이체텔레콤 주식을 상장하면서 개인들이 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독일정부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매입을 유도하기 위해 각종 세제상의 혜택을 부여했다. 개인투자자에 대해 우선배정권을 부여하고 2년간 6%이상의 고수익배당을 보장하며, 사전주식청약자에게는 2%의 할인 혜택까지 부여했다. 또 주식의 장기 보유를 유도하기 위해 3년이상 보유시 10주당 1주의 무상주를 부여했고 주가하락시 최초공모가 이상을 보장하는 손실방지장치도 마련했다. 바이허트 홍보실장은 『이같은 정부의 노력으로 도이체텔레콤 상장 후 개인투자자 수가 무려 200만명이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독일증시의 신규 상장업체 수가 200개를 넘어서는 등 첨단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주식발행시장이 크게 활성화되자 개인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낭만과 전통을 중시하며 「리스크가 있는 자산에 인생을 걸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던 유럽인들이 서서히 변하고 있는 것이다. 파리·프랑크푸르트=이형주기자LHJ303@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