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개성공단 활성화 하려면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입주한 13개 업체 가운데 6곳 정도만이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지난 17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기자들에게 개성공업지구의 한 고위 관계자가 털어놓은 말이다. 2004년 개성공단에서 첫 제품이 생산된 이후 아직까지 입주한 업체들 대부분은 아직 크게 만족을 못하고 있는 듯하다. 몇몇 입주 업체는 오히려 부도 위기에 놓여 있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더욱이 값싼 노동력에 비해 인력 숙련도가 떨어져 생산 제품의 품질이 그리 높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그래서 생산 제품을 내다팔기 위한 판로 개척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날 현지에서 입주 중소업체와 대기업 협력사간 협력 도모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도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 입주 업체 사장은 “개성공단의 활성화를 생각한다면 대기업을 우선적으로 입주시켜야 이와 관련된 중소업체가 자연히 따라 들어오는데 정부가 그 기본적인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생산 제품의 정체성이 아직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것도 입주 업체들이 느끼는 한 불안 요인이다.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에 많은 업체들이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 또 품질 문제 등으로 제품의 해외 수출도 여의치 못하다. 이로 인해 입주 업체 사이에서는 개성공단이 시련의 공단으로 불리기도 한다. 잔뜩 기대를 갖고 투자한 것에 비해 아직까지 큰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성공단의 가장 큰 매력인 낮은 임금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많은 업체들이 확신을 못하고 있다. 중국의 예에서 보듯 국내기업의 투자가 대폭 늘어났을 때 북한 당국이 계속 우리 기업이 희망하는 적정 임금 수준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야당을 중심으로 무조건식 북한 퍼주기 정책에 불과하다는 논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2012년까지 2,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야 데 따른 일부 비판적 여론도 설득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개성공단의 앞날에 대해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개성공단이 남북 교류의 핵심적 교두보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기업, 그리고 국민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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