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에는 근로자들의 지갑이 예년보다 더 얇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추석 상여금을 주는 기업과 지급 액수가 모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도 주말과 겹치면서 전년보다 1.5일 감소한 평균 3.6일로 파악돼 근로자들은 물적ㆍ시간적으로 모두 풍요롭지 못한 한가위를 맞이하게 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31일 전국 100인 이상 24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 연휴 및 상여금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올 추석 상여금은 전년보다 6만9,000원이 줄어든 평균 88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본급 기준 지급률로 볼 때 72.4%로 전년의 80.2%에 비해 7.8%포인트나 축소된 것이다.
추석 상여금 지급률은 지난 2004년 96.5%를 정점으로 계속 줄어 지난 4년간 24.1%포인트나 줄었다.
상여금을 주는 기업의 수도 예년보다 감소했다.
추석 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인 기업은 65.9%로 전년의 68.1%에 비해 2.2%포인트 낮아졌다.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이유로는 ‘연봉제 실시(47.4%)’가 가장 많았고 ‘지급 규정 없음(34.2%)’ ‘지급 여력 부족(18.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고유가와 환율 불안정 심화 등으로 촉발된 경기침체가 기업의 추석 상여금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연봉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증가함에 따라 별도의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올 추석경기에 대한 질문에 77.3%가 전년보다 악화됐다고 답했고 ‘비슷하다’는 응답은 21.1%, ‘개선됐다’는 답변은 1.6%에 불과했다.
대기업(73.3%), 중소기업(79.5%) 등이 모두 올 추석경기가 전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산업별로는 서비스 등 내수업종이 다수 포함된 비제조업(88.4%)이 제조업(74.2%)에 비해 올 추석경기가 전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