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亞 각국 화장실서 바라보는 삶의 단상

■ '화장실, 어디에요?' 29일 개봉하는 영화 '화장실, 어디에요?'에는 삶의 진실을 찾아 헤매는 각국의 젊은이들이 등장한다. 유일한 혈육인 할머니의 장암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찾아 헤매는 동동(아베 츠요시),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살인을 하려는 샘(샘 리), 마흔까지밖에 살지 못하는 자신의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북경으로 향하는 조(조인성), 동생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인도로 향하는 토니(마 제) 등. 영화는 生ㆍ老ㆍ病ㆍ死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한 젊은이들의 끝없는 여정을 보여주고 있지만 난해하다는 느낌도 지우기 힘들다. 하지만 풍부한 은유와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 지저분하고 강하면서도 동시에 아름다운 영상은 이 영화의 장점. 장혁과 조인성이 등장하는 프루트 챈 감독의 영화를 본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동동은 갓난아이 때 공중화장실에서 버려진 채 발견돼 '화장실의 신'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유일한 가족은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 그는 장암선고를 받은 할머니를 치료하기 위해 명약을 찾아 부산으로 길을 떠난다. 한편, 부모를 도와 바닷가 횟집에서 일하는 김선박(장혁)은 자신이 해산물이라고 주장하는 한 소녀(김양희)를 만난다. 김선박은 원인 모를 병에 결려있는 '해산물소녀'를 치료하기 위해 한의원에 들렀다 인삼을 구하러 온 동동을 만난다. 김선박의 친구 조도 마흔을 넘기지 못한다는 불치병을 앓고 있지만 치료를 포기한 상태. 하지만 약을 찾으러 다니는 그녀를 보고 용기를 내서 자신도 병을 치료하기 위해 북경으로 길을 떠난다. 부산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동동은 뉴욕으로 발길을 옮기고 거기에서 청부살인업자 샘을 만난다. 여자친구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청부살인을 계획하고 있는 샘. 그는 동동에게 영화 '대부'의 한 장면처럼 자신의 살인장면을 카메라에 담아주기를 부탁하고 실행에 옮기려하는데. 프루트 챈은 '메이드 인 홍콩'으로 세계 영화계에 화려하게 등장한 후 '그해 불꽃은 유난히 화려했다', '리틀 청'까지 '홍콩반환 3부작'을 완성했던 감독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갖고 있다. 한국의 디지털 네가가 제작비를 대고 한국(박기형), 일본(나카다 히데오), 중국(프루트첸)의 감독들이 각각 한 편씩 연출을 맡은 아시아 3개국 프로젝트의 첫번째 영화다. 지난 9월 베니스 영화제에서는 현지 언론과 비평가들의 열광적인 지지로 업스트림 부문에서 '특별언급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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