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 겨울철을 맞아 비염이나 건선ㆍ아토피성 피부염ㆍ감기 등 계절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럴수록 건조한 실내공기를 개선하기 위해 찾게 되는 것이 가습기이다. 건선이나 아토피성 피부염ㆍ호흡기 질환의 경우 실내 습도만 적절하게 맞춰도 증상개선을 기대하거나 악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습도만 맞춰 준다고 피부질환이나 호흡기병ㆍ알레르기성 질환을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은 기우에 불과할 수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은 “가습기는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습기를 사용할 경우 가장 신경을 써야 할 점은 무엇보다 물을 자주 갈아주고 청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 사용하는 가습기이니 만큼 다소의 번거로운 점은 반드시 감수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가습기 안의 물은 하루 이상 뒀을 경우 세균이 번식했다고 보면 틀림없다. 때문에 가습기 속에 물이 남아 있을 경우 하루가 지나면 무조건 버려야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물을 갈아주지 않으면 하루 사용한 물에서는 1㎖당 10마리, 이틀 사용한 물에서는 600마리, 사흘 사용했던 물이라면 10만 마리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물을 갈지 않고 사흘동안 사용할 경우 가습기 주변 반경 3m 안에서는 ㎥(입방미터)당 최고 8만 마리 이상의 세균이 떠돌아 다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는 노약자 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에게도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나 마찬가지이다.
가습기 내에 세균이 자라면은 결국 물 입자를 타고 세균이 폐포 깊숙이 전달되어 폐렴을 일으키거나 건강했던 사람이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가습기에서 나오는 세균에 감염되면 고열과 함께 기침이 나고 근육통이 생기는 등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전문의들은 “가습기에서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매일 물을 갈아주고 최소한 이틀에 한번 이상은 청소를 해주어야 한다”면서 “청소를 할 때는 연성세제를 사용해 물통 속까지 깨끗이 닦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내 환기를 자주 해주는 것도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일정 지역에 습기가 많으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곰팡이는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을 부르는 원인이다.
<상영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