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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의 부드러운 맛 살려 고객 사로잡았죠"
입력2010.02.07 15:36:08
수정
2010.02.07 15:36:08
'크림생맥주' 효시 김양호 플젠 사장<br>자연냉각기 개발 생맥주 본연의 맛 되살려<br>2006년 창업후 현재 가맹점 100여곳 달해<br>"올 매출 50억·신규 가맹점 50개 오픈 목표"
| 김양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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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기호식품이자 거의 생필품처럼 애용되고 있다. 창업의 관점에서 보면 술만한 아이템이 없다는 뜻도 된다. '크림생맥주'로 국내 맥주 애호가들의 입맛을 바꿨다는 평을 받는 이가 있다. 김양호(42ㆍ사진) 플젠 사장이 그 주인공.
"과거만 해도 거품은 진정한 맥주의 맛을 느끼는 데 방해물이었어요. 여성들은 심지어 거품은 살이 찐다며 싫어했거든요. 하지만 크림생맥주가 맥주거품에 대한 인식을 바꾼 것 같아 뿌듯합니다."
김 사장은 자신이 창업을 하리라고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력으로만 본다면 그야말로 '프랜차이즈통' 이다. 첫 직장은 BBQ. 그후 한국프랜차이즈협회를 거쳐 '쪼끼쪼끼' 초창기 론칭 멤버로 참여했다.
당시 그는 쪼끼쪼끼 가맹점이 30개에서 정체되고 있을 때 800개까지 확장해'마이더스 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그는 창업이 아니라 BBQ에 재입사를 택한다.
"사실 프랜차이즈 업계에 있었지만 창업은 저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었죠. 저 역시 한명의 샐러리맨에 불과했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오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창업으로 이어지게 됐죠"
그는 BBQ에 재입사한 후 업무의 과중함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건강을 위해 직장을 과감히 박차고 나와 전재산인 집을 담보로 창업한 것이 바로 플젠이다. 그야말로 그의 인생에서 모든 것을 건 '한 판'이었다.
플젠은 2006년에 1호점을 낸 후 현재 가맹점이 100여 곳 정도 된다. 매출도 연 평균 25억원 가량 올리고 있다.
플젠의 성공요인에는 바로 크림생맥주를 빼놓을 수 없다. 플젠은 국내에서 크림 생맥주의 효시라 할 수 있다. 생맥주의 진정한 맛이라 할 수 있는 거품의 부드러운 맛을 살렸다. 크림생맥주라는 명칭도 김 사장이 직접 지은 것이다.
김 사장은 생맥주 맛의 생명이 온도에 있다는 데 착안해 직접 자연냉각기도 개발했다. 이는 생맥주 추출 노즐을 얼음 속으로 통과시키는 냉각기다. 얼음으로 가득 찬 120여m의 긴 냉각관을 통과한 생맥주는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려낼 수 있다.
맥주를 담은 냉각기들은 전기를 이용하지 않아 한 장소에 고정해 둘 필요가 없으므로 매장 내 이동식 바(Bar)로 활용되고 냉각기 주변의 수북한 얼음덩어리는 훌륭한 인테리어 역할도 한다. 김 사장은 이동식 자연냉각기와 크림생맥주용 노즐에 사용한 총 7가지의 기술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또한 안주에도 신경을 썼다. 안주의 80%는 거의 완성된 상태로 가맹점에 배달된다. 점주는 특별히 손가는 것 없이 데우기만 하면 된다. 인건비를 줄이고 손님 입장에서 안주가 빨리 나오니 서비스 질 개선에도 좋다.
최근 창업시장에서 맥주보다 막걸리가 더 뜨고 있어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당당히 말한다. "막걸리가 최근 베스트셀러라면 맥주는 스테디셀러입니다. 질리지 않고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맥주야 말로 창업시장에서 최적의 아이템입니다"
자신감만큼 올해 김 사장의 목표 또한 크다. '매출 50억원, 신규 가맹점 50개점 오픈'이 바로 그 것. 목표를 실행하겠다는 의지로 서울 송파에 있는 본사 앞에는 이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김 사장은 "평생을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일했지만 직접 창업이 절대 쉽지만은 않더군요. 하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이론뿐 아니라 실제경험까지 갖춘 이제 정말 '프로'가 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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