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美 대선후보들의 견해차

파이낸셜타임스 10월11일자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압승으로 판명된 1차 대통령후보 TV토론과 달리 지난 8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2차 TV토론에서는 뚜렷한 승자를 가리기가 매우 어려웠다. 케리 후보는 지난 토론보다 더 성숙하고 진지한 자세를 보였고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비록 토론중간에 화를 내는 표정으로 일부 비판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준비한 것보다 토론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두 후보는 토론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였지만 두 후보의 토론 스타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내외 국정현안에 대한 두 후보의 뿌리 깊은 견해차다. 대선까지 불과 4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외 현안들에 대한 두 후보의 관점 및 의견차는 보다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에게 2001년 9ㆍ11테러는 국내외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다. 전세계적인 테러 근절은 부시 행정부 외교정책의 최우선 원칙이다. 이라크전쟁에서 드러났듯 그것이 실제든 아니면 단지 의혹일 뿐이든 미국을 향한 테러위협을 사전에 제거하는 데 부시 행정부는 모든 노력을 동원했다. 부시 행정부의 ‘테러와의 전쟁’은 외교정책은 물론 국내정책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반면 케리 후보의 세계관은 부시 대통령과 매우 미묘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이라크에서의 혼란이 점점 커짐에 따라 케리 후보는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당초의 목표에서 벗어난 무모하고 결정이었고 결과적으로 미국에 너무 큰 희생을 안겼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두 후보는 의료보험과 세금문제 등 경제정책을 놓고도 치열한 토론을 벌였지만 승부는 무승부로 끝났다. 부시 대통령은 케리 후보를 세금인상을 선호하는 구시대적 민주당원이라고 빗대어 표현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허버트 클라크 후버 전 대통령 이래 가장 침체된 노동시장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의 감세정책이 경기회복을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케리 후보는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중점적으로 공격하는 한편 낙태와 줄기세포 연구 등과 관련해서도 부시 대통령을 끈질기게 몰아붙였다. 이번주 예정된 마지막 3차 TV토론회는 유권자들이 TV를 보며 어느 후보를 선택할지를 결정할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3차 토론에서도 두 후보는 세금과 무역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마지막 격전을 치를 전망이다. 케리 후보는 1차 TV토론에서 우위를 점함으로써 선거 막바지에 어느 정도 유리한 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아직 어느 후보도 차기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결정적인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선의 당락은 무엇보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 유권자들에 의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최종 승자가 누가 되든 아무도 결과에 대해 불평할 수 없다. 결국 공은 두 후보의 뚜렷한 견해 차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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