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가 있는 풍경] 각

적막(창비 刊)


칼을 들고 목각을 해보고서야 알았다
나무가 몸 안에 서로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는 것
촘촘히 햇빛을 모아 짜 넣던 시간들이 한 몸을 이루며
이쪽과 저쪽 밀고 당기고 뒤틀어가며 엇갈려서
오랜 나날 비틀려야만 비로소 곱고
단단한 무늬가 만들어진다는 것
제 살을 온통 통과하며
상처가 새겨질 때에야 보여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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