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경호·김한윤 '중고신인'들의 준비된 반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4강전사'들의그늘에 가려 제대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중고신인'들이 마침내 한국축구의 2006독일월드컵 본선행 티켓 확보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번 본프레레호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기대밖의 선전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실히 만들어낸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정경호(광주)와 김한윤(부천)이 1순위다. 지난 2003년 9월 아시안컵 예선 오만전에서 첫 A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정경호는 당시 최전방의 붙박이 공격수로 활약했던 설기현(울버햄프턴)과 차두리(프랑크푸르트),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등 해외파 선수들에 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하지만 코엘류 감독이 중도사퇴하고 본프레레 감독이 취임한 뒤 정경호는 말그대로 '군인의 신분'으로 백의종군해 지난 1월 미국 전지훈련 때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국내파 위주로 치러졌던 당시 전지훈련에서 벌어진 3차례 평가전에서 2골을 터트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정경호는 마침내 본프레레호의 '믿을 만한 조커'로 자리를 잡았다. 항상 준비된 조커로 벤치를 지켜온 정경호는 지난 4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4차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25분 차두리와 교체투입돼 자신의 장기인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돌파를 제대로 선보이며 침체돼 있던 대표팀 분위기를 살리는데 일조했다. 측면에서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정경호는 후반 종료직전 센스있는 어시스트로 박주영의 결승골을 뽑아내는데 1등 공신이 됐다. 9일(한국시간) 쿠웨이트전에서도 후반 9분께 또다시 차두리와 교체된 정경호는 투입 1분도 채되지 않아 쐐기골을 터트리는 활약을 펼쳤다. 이번 활약으로 정경호는 평범한 조커에서 믿고 투입할 수 있는 조커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수비부문에서 A매치 2경기를 치른 김한윤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김한윤은 지난달 31살의 나이에 첫 성인대표팀에 발탁된 뒤 4일 우즈베키스탄전과 이날 쿠웨이트전에서 흠잡을 때 없는 안정된 플레이로 팀의 4-0 승리의 기초를 닦아냈다. A매치는 '햇병아리'지만 K리그에서 160여경기를 소화했을 만큼 경험과 연륜이쌓인 김한윤은 '늦깎이' 태극전사라는 수식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볼처리와 위협적인 찔러주기 패스로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해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대표팀 관계자 역시 이번 원정길 최대의 '수확' 중 하나는 김한윤을 발견해 낸것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다.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새내기' 태극전사들의 2006독일월드컵 본선무대 주전경쟁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쿠웨이트시티=연합뉴스) 이영호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