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침체로 재무 악화" 대출자산 리스크 최소화

■ 금융기관 대출 어려워진다안전한 담보 대출 치중 카드론·현금서비스 축소 금융기관들이 대출에 신중한 자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는 이유는 경기침체 장기화와 미국 테러사태 등으로 기업이나 개인의 재무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 각종 지표에서도 이러한 상황은 단지 추측이 아니라 '실제상황'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9월 들어 신용불량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그동안의 대출세일 등 확장적인 대출행태를 신중한 자세로 바꾸면서 아파트ㆍ주택 담보대출 등 보다 안전한 대출자산에 집중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대출에 신중해지는 이유 개인과 기업의 부도위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설문조사에서 대출담당자들은 대출자산의 신용리스크(부도리스크)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신용리스크 평가지수에 있어 국내 시중은행 대출담당자들은 3분기 9에서 4분기에는 41로 리스크가 올라갔다고 응답했다. 리스크 평가지수는 플러스로 수치가 높아지면 리스크가 증가한다는 응답이다. 부문별로 보면 대기업은 3분기 14에서, 4분기 41로 높아졌다. 가계도 3분기 9에서, 4분기에는 36으로 부도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대출담당자들은 응답했다. 실제 이러한 부도리스크 증가는 9월부터의 신용불량자 증가에 따라 '실제상황'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7 ,8월에는 줄어드는 조짐을 보였던 신용불량자수가 9월들어 급증하고 있다. 법인과 개인을 합해 올 4월 274만9,000명에서 8월 272만명으로 떨어졌던 신용불량자수가 9월 한달동안에만 1만6,000명이 늘어 9월말 현재 273만6,000명을 기록했다. ◆ 은행 사례 이미 카드론,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등 신용카드 관련 대출은 올 3분기부터 신중한 방향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의 신용카드 대출 취급태도지수가 올 2분기 6에서 3분기 -8, 4분기 -14로 급격히 떨어졌다. 태도지수가 (-)로 떨어지면 대출조건이나 태도 등을 더욱 까다롭게 한다는 의미이다. 신용카드 대출 신용한도와 관련한 태도지수도 2분기 14에서 3분기 -3, 4분기 -17로 크게 하락했다. 역시 3분기부터 카드대출 신용한도 관리를 대폭 까다롭게 한다는 뜻이다. 은행들은 18세미만 회원가입 제한 또는 부모동의 요구, 카드 사용한도ㆍ현금서비스 한도 축소 등 신용카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우량고객에만 대출을 집중하는 고객차별화도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가능 직군의 우량고객에 대해서는 대출금리를 9%대 초반으로 낮추고 신용대출 한도도 늘려 적용하는 반면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의 경우 적금납입 등을 조건으로도 12%대의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기업의 경우, 대부분의 한계기업들은 이미 은행을 찾지 않고 필요자금을 2금융권에서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기업대출에 있어 산업별 리스크 등 산업환경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정보통신(IT)산업 등 최근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기업군에 대한 보수적인 대출태도 역시 최근 IT산업의 장기침체 등으로 더욱 까다로와질 전망이다. ◆ 전망 아프칸 전쟁, 보복테러 확산 등으로 세계경기의 회복전망이 불투명해 지면서 당초 내년초로 예상되던 국내 경기회복 전망에도 빨간 불이 들어오고 있다. 언제 경기가 회복될 지 누구도 전망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기업들의 부도위험이 커지고 긴축이 가시화되면서 봉급생활자들의 소득도 줄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고용마저 안정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금융기관들의 대대적인 대출세일 등 확장적인 대출정책은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과 개인에 대한 대출을 대폭 줄여나갈 전망이다. 여기에는 최근 은행권의 수신증가세 둔화도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월중 수신증가금액은 실세총예금을 기준으로 8월 6조3,911억원, 9월 13조6,643억원으로 크게 늘었으나 이달들어 19일 현재 1조3,772억원 증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요구불 예금은 같은 기간중 무려 2조5,948억원이 빠져나갔다. 안의식기자 김민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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