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에 대해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HSBC의 외환은행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는 반면 HSBC는 법원의 판결과는 별개로 정상적인 인수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특히 HSBC는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독자경영을 보장하는 한편 지점 형태가 아닌 별도의 법인 형태로 국내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HSBC는 론스타와 체결한 조건부 본계약을 파기하지 않고 인수 작업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HSBC는 이달 14일 정밀실사를 끝낸 후 5일 이내에 계약을 파기하거나 실사를 추가 연장할 권리를 갖고 있지만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HSBC와 론스타 간의 계약은 그대로 유지된다. HSBC가 내년 1월 말까지 주식취득신청서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으면 론스타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HSBC는 내년 4월 말 이전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HSBC가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거친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HSBC 측이 여러 차례 법률 검토를 거쳐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금융감독위원회의 심사나 법원의 판결 모두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을 갖게 됐을 것”이라며 “인수 작업은 큰 차질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SBC 서울지점의 고위 관계자는 “HSBC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데 걸림돌이 될 만한 법적인 문제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HSBC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더라도 이름을 바꾸거나 은행영업 및 경영체제를 일시에 변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외환은행에 대한 독자경영을 인정하면서 HSBC은행도 지점 형태가 아닌 별도의 법인 형태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