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빵때림은 필연이었다

제6보(60~70)

검토실 조한승의 예측은 그대로 적중됐다. 이창호는 중원을 움직이지 못하고 백80으로 패를 따냈다. 흑61의 빵때림은 노타임. “아으! 그걸 당하다니”(서봉수) 서봉수는 못볼 것을 본 사람처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3개월 전 베이징에서 열렸던 후지쯔배 8강전의 양상이 그대로 펼쳐진 것이었다. 중원에서의 빵때림은 그 가치가 30집을 능가하는 것이다. 이창호의 머릿속에도 3개월 전의 그 악몽 같은 기억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백80은 어쩔수없는 선택이었고 흑61 역시 필연이었다. “흑이 더 욕심을 내는 길은 없었나요?” 리포터인 홍상희가 조한승에게 물었다. 빵때림을 서두르지 말고 다른 팻감을 더 쓰면서 상변의 미생마를 계속해서 괴롭히는 방법은 없었느냐는 질문이었다. “그건 과욕이에요”(조한승) 물론 팻감은 더 있다. 참고도1의 흑1로 팻감을 쓰고 3에 따내는 착상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백이 4로 몰았을 때가 문제이다. 5로 이으면 장차 백이 A로 따내고 C로 끊는 수단이 생기므로 흑이 곤란하게 되는 것이다. 백70은 급한 자리. 마음 같아서는 참고도2의 백1로 굳혀 대세의 균형을 맞추고 싶지만 흑이 2로 뛰는 수가 너무도 강력하다. 좌하귀의 백 한 점이 당장 위협을 받게 되며 흑이 A로 뛰는 수가 선수로 작용하므로 좌변의 백진도 형편없이 쭈그러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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