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전문가 제언] 미봉책 그만… 시장의 힘 길러라

정부 주도 미봉책 아닌 시장 자체의 힘 길러야

한 동안 잠잠하던 주식시장이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면서 증시를 안정시킬 수 있는 묘안이 정부와 증권업계의 새로운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과거 실패 사례 등에 비춰 볼 때 정부 주도의 미봉책보다는 기관 자금력 강화와 내수 진작, 파생상품시장 안정 등 근본적인 처방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9일 코스피지수는 하루 만에 115.70포인트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당시인 지난 2008년 10월16일 이후 최대이자 역대 세 번째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낙폭은 중국, 일본, 대만 등 주변 국가보다도 훨씬 컸다. 지난 9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불러 모아 금융시장 안정을 불러 모아 금융시장 안정을 독려한 효과가 열흘도 채 못간 셈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근본적인 체력을 바꾸지 않는 이상 정부 주도의 긴급처방의 효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 금융기관들이 증시안정기금 마련 등에 대해 논의하곤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증시안정기금의 경우 지난 1980년대 후반 주가 하락 때 이미 사용했던 방법이지만 국내 금융시장 안정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을 지금보다 더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오히려 내수시장 강화, 기관 자금력 확충, 파생상품거래의 시장교란 요인 완화 등을 통해 국내 금융시장 내부의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경기에 민감한 수출주 비중이 너무 높아 대외악재에 지나치게 취약한 데다가 외국인 자금 유출을 감당하기에 국내 기관들의 힘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B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내수시장 기반을 어느 정도 확충해야만 주식 매수세가 일부 수출주에만 쏠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며 “수급의 문제에 있어서도 헤지펀드 도입 등 투자방안을 더 다양하게 만들어 기관의 체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파생상품시장이 기형적으로 커서 선물거래가 현물시장을 뒤흔드는 ‘웩더독’ 현상이 강한데 선ㆍ현물시장 균형을 잡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국내 연기금의 경우도 다른 나라에 비해 주식 비중이 굉장히 낮은 편이기 때문에 이 비중을 더 높여 급락장일수록 더 적극적인 역할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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