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내 조선업계 "中 따라와 봐"

올들어 선박수주 세계 2위 中과 격차 2배로 벌려<br>선사들 서브프라임 사태로 中서 수주 줄여


“진정한 강자는 위기에서 빛을 발한다.” 한국 조선산업이 올해 들어 선박 수주에서 세계 2위 중국과 2배가량 격차를 벌렸다. 조선 전문가들은 “중국과 거래하던 중소형 선사들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여파로 신조선 발주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재정압박도 커져 신규 발주를 줄이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도 중국 조선산업이 ‘머지않아 한국 조선산업을 따라잡을 것’이라며 기세를 올렸지만 시황이 악화되면서 양국 조선산업의 진면목이 여실이 드러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지난 1월 전세계 선박 수주물량 32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가운데 54%인 190만CGT를 수주하며 독주 행진을 시작했다. 2위인 중국이 100만CGT에 그쳤으며 일본도 30만CGT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이처럼 독주체제를 굳힐 수 있는 까닭은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선박 발주의 특성상 시황이 좋지 않을수록 선사들이 신규 건조를 우량업체에 맡기려는 경향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선ㆍ해운 전문 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까지 전세계에 발주된 조선 물량은 637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00만CGT보다 36%나 감소했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선사 입장에서 새로 만들 배가 많지 않으면 당연히 기술력이 뛰어난 곳에 맡기게 된다”며 “시황이 좋지 않다고 하지만 올해 들어 발주 문의는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처럼 올해 수주 환경이 기대 이상으로 조성되자 현대ㆍ삼성ㆍ대우 등 국내 조선업계 ‘빅3’는 올 수주목표 달성은 물론 일부 업체는 일찌감치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78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리며 당초 설정했던 수주목표 272억달러(현대삼호중공업 포함)를 296억달러로 10%가량 높였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2개월여 동안 각각 36억달러, 19억달러의 수주실적으로 목표 달성은 물론 목표 재조정도 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중국 조선은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에 직격탄을 맞아 올해 수주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조선업계에 다량의 벌크선을 발주했던 선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자 벌크선 건조를 크게 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선사들의 신조선 발주 패턴,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 악화, 기술 및 품질 격차에 따른 부가가치 창출 여지 등을 감안할 때 양국 조선산업의 수주실적은 갈수록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사태가 국내 조선업체에는 오히려 중국 조선업체들을 완벽하게 따돌릴 수 있는 확실한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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