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정책처가 ‘2006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낙관적인 재정경제부와 달리 우리 경제가 수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한동안 잠잠했던 ‘소프트패치(경기회복 중 일시적 둔화)-더블딥(경기 반짝 상승 후 침체국면 전환)’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우선 4개월째 연속 추락한 경기선행지수를 고려, 올 상반기를 경기 정점으로 간주했다. 경기 저점이 지난해 4월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점이 상반기라면 확장국면이 13~14개월밖에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기 확장국면은 과거 47~48개월, 외환위기 이후 17~18개월로 단축돼왔는 데 예산정책처 분석대로라면 또 다른 신기록을 수립하는 셈이다. 확장국면이 1년가량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의 안정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경기 정점에 대해 한국은행ㆍ재경부ㆍ통계청 등은 현재까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별다른 징후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예산정책처 보고서는 하반기 경기 상승속도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도 일침을 놓았다. 보고서에서는 하반기 성장률을 4.0%로 전망했는데 이는 한은(4.4%), 재정경제부(4.5%) 등과 무려 4~5%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유가ㆍ환율 등 대외불안 요소를 고려, 하반기 우리 경제가 중대한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민간경제연구소의 분석과 거의 비슷하다.
하반기 우리 경제의 모습을 놓고 현재 소프트패치와 더블딥 등으로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이 같은 논란을 다시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은은 소프트패치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정부는 급격한 경기둔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상승속도 둔화에는 전망이 일치하나 속도와 폭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시각을 내놓고 있다”며 “이번 보고서는 더블딥에 더 무게를 두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른 민간연구소의 한 관계자도 “더블딥과 소프트패치 논쟁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보고서에서는 이중침체를 예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더블딥은 물론 소프트패치도 현재로서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며 “예산정책처의 올 상반기 경기 정점 분석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