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게놈프로젝트/기고] 김규찬교수 "게놈프로젝트와 파급효과"

인간은 하나의 세포로 배태되어 수 조개의 세포로 형성되고 오장육부를 갖는 개체로 성장한다. 또 인간은 젖먹이에서부터 청년기에 걸쳐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각 장기와 세포는 생존에 적합한 기능을 얻으며 성숙하게 된다. 청년기를 지나서는 서서히 진행되는 노화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사용되고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유전자의 수는 모두 10만개 정도다. 그러나 실제 일정한 시간을 기준으로 당시에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유전자는 약 3만개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인간게놈프로젝트의 결과로 얻어지는 모든 유전자의 위치, 기능 및 질병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는 앞으로 인간질병의 진단과 치료 뿐만아니라 예방의 전 과정애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또 인간의 꿈인 생명의 연장은 노화와 관련된 유전자에 대한 연구와 이해로 금세기 안에 가시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서 이 모든 유전자가 어떤 형태로든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쉽게 말해 기본은 정상 형태의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많은 다른 유전자와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전자의 기능과 특정질병의 연계는 일군의 유전자 기능,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이들의 상호작용, 질병의 증상과의 관계 등에 대한 엄청난 연구가 이뤄짐으로써 가능하게 될 것이다. 현재 인간의 질병중 생사를 결정하는 질환인 암의 경우 유전자 집단이 어떤 원인에 의해서 기능적 변이를 일으키고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되며 그 변화의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연구하는 「암게놈프로젝트」 또한 미국과 유럽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인간게놈프로젝트」와 달리 우리나라도 이 프로젝트에 부분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유전자의 기능이 알려진다고 해도 당장 우리의 모든 질병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하는 이유는 질병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질병을 일으키는 것을 이해하는데 또한 상당한 기간에 필요할 것이고 이상 유전자의 기능을 복원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닌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유전자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는 결과로써 21세기 의료분야와 삶의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동시에 미국 등 선진국은 이들에 대한 모든 지적재산권을 행사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나머지 나라들에게는 거의 치명타를 입히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를 이용한 모든 의료기술·생명공학적 기술의 상업화가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서는 벌써부터 생명공학 기업들이 DNA칩 등의 상품화에 착수,이 분야의 시장을 선점하는 등 생명공학적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또 유전자를 이용한 상업적 산물에서 절대적 가치인 유전자 정보의 경우 미국의 인사이트 파머슈티컬사가 지난해 12월 인간의유전자 10만개 중 절반인 5만개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 회사는 이미 450개 유전자에 대한 특허권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인간의 유전자중 83% 정도가 밝혀졌다. 또 수년내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완결되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학문적 또는 실험적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정도의 권리밖에 지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몇가지 질병 등 최소한의 작은 분야에서나마 우리 스스로의 노력으로 유전자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는 점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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