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나금융硏, 증시이탈 자금 은행예금으로 안간다

하반기 분석·전망<br>고금리 정기예금대신 MMF등에 몰려 부동화<br>은행자산-부채만기불일치…장기 자금조달 필요



주식 또는 펀드에서 이탈한 돈이 은행 예금으로 몰리던 시대는 지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저(低)원가성 예금이 줄면서 자금조달비용은 올라가고 있고, 대출 만기는 길어지고 예금은 짧아지는 만기구조 불일치 현상으로 장기 자금 조달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7일 '하반기 은행권 경영환경 변화와 대응방향'을 주제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 들어 국내외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예금을 내놓으면서 은행권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듯 했지만 6월 이후에는 주식시장과 펀드에서 빠져 나온 돈이 은행예금 대신 MMF 등 대기성 자금으로 부동화됐다"고 분석했다. 올 1ㆍ4분기에 은행의 저축성 예금은 특판 예금 판매에 힘입어 12조원이나 불어났다. 4월과 5월에도 각각 10조원, 7조원씩 증가했다. 그러나 6월에는 1조원 늘어나는데 그쳤고, 7월에는 증가분이 1조원에도 못 미쳤다.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올 1ㆍ4분기에 요구불예금의 잔고는 6조원이나 감소했다. 4월과 5월 각각 2조원, 1조원씩 늘어났지만 7월에는 2조원이나 줄었다. 반면 MMF와 단기 채권형 펀드 잔고는 꾸준한 증가세다. 올 1ㆍ4분기에 14조원이 늘고, 4월과 5월에는 각각 6조원, 11조원씩 늘었다. 6월에 세금납부 등 일시적 결제수요가 늘면서 6조원 줄었지만, 7월에는 다시 11조원이나 늘었다. 주식시장에서 빠져 나온 시중 유동성이 은행이 아닌 대기성 투자처로 몰린 것이다. 예금 감소 여파로 은행의 자금조달금리는 오르고 있다.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지난해 1ㆍ4분기에 30% 수준에서 지난 2ㆍ4분기에 26%대로 낮아진 반면 조달비용이 비싼 시장성 예금의 비중은 33%대로 높아졌다. 예금은 줄고 채권발행 비용이 높아지자 은행권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금리 상승으로 장기채권 발행을 꺼리게 되자 예금과 대출의 만기 불일치가 심화되는 추세다. 2006년 6월에는 원화자산(대출)의 만기가 32.7개월로 원화부채(예금) 18.4개월의 두 배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는 원화자산의 만기가 42.4개월로 6개월 가량 늘어난 반면 원화부채는 17.8개월로 줄어 격차가 3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조달은 단기화되는 반면 대출은 장기화되는 경향이 심화된 것이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은행으로 돈이 몰리던 현상은 더 이상 재현되기 힘들 것"이라며 "은행의 자산부채 만기구조의 불일치 현상이 심화되면서 잠재적 유동성 위험이 커진 만큼 자금조달을 장기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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