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상GNP대비 경상적자비중/한국 IMF 경고수준

◎“「멕시코 경제위기」 남의 일 아니다”/95년 2.0%서 작년 4.7%로 “급상승”/수출단가 하락·통화 팽창 등 여건도 악화「멕시코위기, 남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적자의 경상GNP 대비 비율은 4.7%를 기록해 IMF가 경상수지 적자의 위험수위로 간주하는 경상GNP의 5%에 바짝 다가섰다. 문제는 그 상승속도다. 지난 92년 경상GNP 대비 경상수지 적자는 1.5%를 기록했고 93년에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94년에 1.2%를 기록한 이후 95년에는 2.0%, 지난해에는 4.7%를 기록, 그 비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제수지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같은 적자구조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적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보이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는 교역조건이 획기적으로 호전되기 전에는 개선의 여지가 거의 없다. 사실 지난해 물량기준으로 무역수지는 64억달러의 무역수지 개선요인이 있었으나 가격면에서 1백69억달러의 악화요인이 있었다. 수출물량은 늘었으나 수출단가 하락으로 인해 무역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수출단가는 반도체(▽61.0%), 화공품(▽14.8%), 철강(▽8.0%) 등을 중심으로 전년대비 12.8%나 떨어졌다. 반면 수입물가는 국제곡물가격 및 원유가격의 강세로 0.4% 하락에 그쳐 교역조건은 지난 80년 제2차 오일쇼크 이후 가장 악화됐다. 따라서 무역수지 적자는 외부여건이 크게 호전되기 전에는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역적자는 이같은 외부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우리 수출주력상품의 가격외적 경쟁력이 여타 경쟁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데도 기인한다. 단적인 예가 바로 선진국에 대한 수출이다. 미국경제는 엄청난 활황세를 수년간 지속하고 있고 일본과 유럽지역도 서서히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이들 선진국 지역에 대한 수출은 지난 94년 4백88억달러를 기록했고 95년에는 6백24억달러로 늘었으나 지난해에는 5백73억달러를 기록해 전년에 비해 8.2%나 줄었다. 이유는 물론 수출 가격이 하락한 탓도 있지만 이들 시장에서 우리 수출품이 경쟁국 제품들에 밀리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국내에선 달러환율이 가파르게 올라도 해외여행이 감소할 줄 모르고 국제수지 적자에 따른 외채 급증으로 대외지급이자의 부담은 갈수록 커져 무역외수지 개선도 요원한 실정이다. 결국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국제수지는 우리나라의 멕시코 위기 재연가능성을 다시 한번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영국의 저명한 경제전문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지는 동아시아국가들의 멕시코위기 재연 가능성에 대해 몇가지 기준을 토대로 비교평가한 바 있다. 그 기준을 이용해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비교해보면 경상GNP 대비 경상수지 적자비율은 4.7%로 멕시코의 7.8%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그 비율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가 평가한 환율의 고평가 정도는 이미 지난해 멕시코의 5%보다 훨씬 높은 19%에 달했다. 물론 그동안 원화가치가 상당히 떨어졌지만 절하율은 10%수준에 불과하다. 연간 통화증가율은 멕시코가 23%였고 우리나라는 최근 총통화증가율이 20%를 다소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의 급속한 팽창은 자산가격의 거품으로 이어지고 이 거품이 소멸될 경우 금융기관들의 부실화로 인해 국민경제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와 멕시코의 경제상황에 대한 제반지표를 비교해볼 때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94년 금융위기 당시의 멕시코에 점차 접근해가고 있다는 우려를 감출 수 없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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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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