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초점] 고용개선 예상보다 더디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12월 고용동향'은 경기 회복세가 고용 개선으로 곧바로 연결되지 않고 있음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취업자수 증가폭 둔화는 추운 날씨 때문이라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지만 도소매업이 여전히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고 청년실업문제도 좀처럼 해결기미를 나타내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고용회복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본격적 회복의 징후는아직 발견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 통계청 "날씨 때문에 취업자증가폭 둔화" 지난해 12월의 취업자수는 2천269만9천명으로 전년 같은 달의 2천249만5천명보다 0.9%, 20만5천명이 늘어나는데 머무른 것이 이번 고용통계에서 주목됐다. 취업자수 증가폭은 작년 9월 23만9천명, 10월 28만4천명에서 11월에는 38만9천명으로 올라갔다는 점에서 12월 취업자수는 기대에 어긋난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통계청은 조사기간중 폭설과 강추위로 농림과 건설분야에서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농림.어업의 경우 작년 11월에는 전년 같은 달보다 1만3천명이 늘었으나 12월에는 9만1천명이 줄었고 건설업도 감소폭이 6천명에서 한달만에 7만8천명으로 확대된이유로는 날씨 외에 다른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최연옥 통계청 고용복지통계과장은 "조사기간중의 온도가 전년보다 6∼7도 가량낮은 바람에 농림어업.건설분야에서의 취업이 불가능했다"면서 "농림어업.건설을 제외하면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보다 37만4천명이 늘어난 것으로 계산됐다"고 말했다. 농림어업.건설업의 고용부진을 날씨 탓으로 돌리더라도 체감고용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도소매.음식숙박의 취업자수는 0.7%가 줄어 13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이 분야의 취업자가 늘어야 경기회복세가 서민들의 고용확대로 이어진다고 볼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도 1.0%가 감소해 올들어 한번도 증가세를 보여주지 않았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취업자수가 줄어든 것이 전적으로 날씨 탓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고용이 산업생산이나 서비스업생산이 늘어나는 추세대로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그 예상치보다 훨씬 부진하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올해 취업자 증가는 서비스업이 주도 연간단위로 보면, 지난해 취업자수는 평균 2천285만6천명으로 전년보다 1.3%인29만9천명이 늘었으나 증가세는 서비스분야에 주로 집중됐다.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분야 취업자는 5.6%, 36만6천명이 늘어났고 전기.운수.통신.금융은 2.7%, 5만9천명이 증가했다. 그러나 농림어업 0.5%, 제조업 1.3%, 건설업 0.3%, 도소매.음식숙박업 1.0%의감소율을 각각 나타냈다. 이는 늘어나는 일자리의 상당부분이 부실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직장에 다니다그만뒀거나 돈벌이에 나선 주부들이 다소 불완전한 자영업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에 자영업주는 1.0%, 6만3천명이나 늘어났다. 청년취업자 문제도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작년에 20∼29세 청년 실업률은 평균 7.7%로 2003년 7.7%, 2004년 7.9%에 이어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 연령대의 취업자수도 2.6% 줄어들어 전년의 감소폭인 0.3%에 비해 확대됐다. 청년 실업문제가 지속되는 것은 중후장대형의 장치산업이 주도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소규모의 경력자를 선호하는 정보기술.생명공학 분야가 한국 경제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고령화시대를 맞아 50∼59세의 취업자는 8.0%나 늘어났고 60세이상은 5.5%나 증가했다. 이승호 재경부 인력개발과장은 "작년 1.4분기에는 고용사정이 정말 안좋았다가여름이후에 좀 나아졌다"면서 "내년에는 제조업 부진이 개선되고 서비스업도 회복되므로 올해보다는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고용회복 더디게 진행" 전문가들은 고용회복이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고 본격화할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가 회복되면서 빠르지는 않지만 실업률이떨어지는 등 고용지표에도 온기가 퍼져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일자리를 잃는 경우 노동시장에서 빠져버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본격적인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회복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건설부문의 경우 부동산 가격하락이라는 부정적인 충격과 함께 경기회복이라는 긍정적인 요인도 동반하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는 고용이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택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산업생산 호조를 감안한 고용회복 정도 예상치에는 조금 모자라는 결과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다만 12월 고용 부진이 건설업과농림어업 등 주로 계절적 요인들에서 비롯돼 악화됐다고는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이 회복될 수 있는 경제여건이 성숙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4분기 이후 진행된 완만한 고용회복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그러나 "고용 회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징후로 여겨지는 제조업과 도소매ㆍ음식숙박업 취업이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점진적인 고용회복 전망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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