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기상이변에 국제 상품시장 불안 고조

미시시피강 홍수… 곡창지대 캔자스주는 가뭄<br>미시시피강 일대 정유시설 모여 있어<br> 석유정제·공급 차질… WTI등 국제유가 '들썩'<br>캔자스주 밀 작황 최악 곡물도 수급 악화 우려



미국 중남부 미시시피강의 홍수와 중부 곡창지대인 캔자스주의 가뭄 등 북미 대륙의 기상이변이 원유 및 곡물 등 상품시장 불안을 초래할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며 시장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하천인 미시시피강 범람으로 루이지애나주에서만 300만에이커가량이 물에 잠길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300만에이커는 남한의 약 8분의1인 강원도 전체와 맞먹는 면적이다. 미시시피강은 최근 상류 지역에 퍼부은 600㎜의 집중호우로 수위가 크게 늘어나면서 하류 지역의 대홍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수문을 개방하고 제방을 폭파하는 등 범람을 막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날 멤피스에서 강 수위는 14.6m에 달해 지난 1927년 대홍수 당시 기록했던 14.8m에 근접했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불어나는 미시시피강의 물살은 앞으로 2주 내 남부 뉴올리언스를 거쳐 멕시코만으로 흘러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시시피 대홍수에 대한 우려는 당장 국제 원유값을 끌어올리는 한편 곡물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미시시피강 일대는 미국 휘발유 생산량의 13%를 차지하는 11개 정유 시설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대홍수에 따른 석유정제 및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미 일부 정유사는 홍수의 여파로 석유정제 능력을 평소의 80~85% 수준으로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강을 따라 석유제품을 실어 나르는 바지선 운항도 제한되기 시작해 미국의 휘발유값 상승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휘발유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3.1% 오른 갤런당 3.39797달러를 기록, 4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주 급락했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물도 이날 1.3% 상승, 배럴당 103.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곡물시장에서도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미시시피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이미 10만에이커에 달하는 미주리주 농경지가 물에 잠기면서 옥수수와 콩ㆍ면화 등 미국 주요 생산작물의 재배지가 침수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잇따른 이상 기후로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국인 미국에서 현재 옥수수 파종의 진척 상황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게다가 미국 내 재고량이 15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러 가격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10일 시카고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7월물은 1년 전보다 93% 오른 부셸당 7.15달러에 거래됐다. 기후이상에 따른 농작물 피해는 미시시피강 유역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중부 곡창지대인 캔자스주에서는 가뭄 피해로 밀 작황이 1996년 이후 최악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국 최대의 겨울작물 재배지인 캔자스의 곡물 재배량은 가뭄으로 전년 대비 29%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날 시카고에서 밀 6월물은 3거래일 연속 상승한 부셸당 8.105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64% 높은 가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러시아에 닥친 최악의 가뭄이 세계 식량가격을 끌어올린 것처럼 올해는 세계 최대의 옥수수ㆍ콩ㆍ밀ㆍ면화 수출국인 미국의 기상 악화가 곡물 수급을 좌우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농업 리서치업체인 도안어드바이저리서비스의 밀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댄 맨터내치는 "미국의 기후는 글로벌 곡물 재고의 최대 변수"라며 "기후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국제상품 가격은 이례적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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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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