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반집 승부인가

제11보(169~184)



백74로 젖혀서 일단 중앙의 흑대마를 잡으러 갔다. 흑75 이하 83의 탈출은 외길 수순. 흑대마는 살았지만 톡톡한 통행세를 지불했다. 흑77 방면의 2점을 희생하는 도리밖에 없었던 것이다. "백이 얻어낸 이득은 4집 정도잖아. 통행세 치고는 하찮은 크기 아닌가. 흑은 좌변을 무사히 지키고 중앙의 흑마저 수습했으니 성공한 것 아닌가?"(필자)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마지막 큰곳인 백84가 백의 권리가 되었으니까요. 백이 추월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윤현석) "내가 뭐랬어. 백이 이길 거라고 예언했잖아."(서능욱) "반집 승부 같습니다. 어느 편이 이기는 반집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요."(백대현) "거 무슨 소리."(서능욱) 서능욱9단은 참고도1의 백1 이하 백3으로 백이 확실히 이긴다고 단언했다. "하변을 응수하지 않고 상변의 패를 이어버리면?"(필자) "거 무슨 소리."(서능욱) 서능욱은 참고도2의 백1 이하 3을 척척 만들어 보여 주었다. 백대현6단은 서능욱9단의 호언장담에 더이상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대개의 경우 검토실에서 대선배가 단호하게 형세를 말하면 후배들은 입을 다문다. 그런 매너는 불문률처럼 되어 있는데 하기야 후배쪽에서 바락바락 맞선다는 것은 현명치 못한 일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대국 결과가 밝혀질 것이 아닌가. 만약 선배의 말이 맞으면 맞서지 않은 것이 다행이 되고 선배의 말이 틀리면 그것 또한 아름다운 일이 되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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