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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노림수는 사라지고

제8보(101∼114)<br>○이세돌 9단 ●구리 9단 <제3회비씨카드배결승5번기제2국>



구리의 공격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다. 우상귀의 실리는 실리대로 빼앗겼고 중원에서는 백에게 빵때림을 허용했고 우변의 백마저 크게 살려주었다. "이제 흑의 희망은 완전히 사라졌지?"(필자) 실전보의 백6이 놓인 시점에 김만수에게 물어보았더니 애매한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 "완전히 사라졌다면 구리가 너무 불쌍하지 않을까요."(김만수) "희망이 조금은 남았다는 얘기인가?"(필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아직은 약간의 노림이 남았다고 봐야 해요. 자세히 보면 아직 백의 미생마가 있거든요."(김만수) 흑7로 꼬부리고 보니 아닌게아니라 상하의 백대마가 아직은 모두 미생이다. 이세돌은 백8로 뛰어 아랫쪽부터 보강했다. 흑9는 흑의 권리. 여기서 구리는 위아래의 백대마를 차단하기 위해 흑11을 두었는데…. "맥점인가?"(필자) "맥점이긴 한데 성급했어요. 결과적으로 악수가 되고 말았어요."(김만수) 실전보의 흑11은 무서운 노림을 지닌 수였다. 참고도1의 흑2, 4로 두면 백은 5로 뛰지 않을 수 없는데 그때 6으로 막고 8로 집어넣어(14는 8의 자리) 천지대패를 만들 수 있었다. 문제는 팻감인데 불행히도 흑에게는 팻감이 없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실전보의 흑13으로 참아둘 수밖에 없었지요."(김만수) 백14가 놓이자 흑의 노림수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이렇게 될 바에는 흑11로 참고도2의 흑1에 그냥 단수칠 자리였다. 흑3, 5로 끈끈하게 따라붙으면 백도 조금은 답답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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