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말로만 "경영참여" 외국인 속셈은 "차익실현"

템플턴·코메르츠 보유지분 절반이하 줄여<br>전문가 "M&A 테마 편승 투자 주의해야"


칼 아이칸의 KT&G 경영권 공격 등의 여파로 인수ㆍ합병(M&A)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경영 참가’ 목적으로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차익 실현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외국인들이 주가 상승을 위해 실제 의도와는 다르게 지분보유목적을 ‘경영참가’로 신고하고 있으며, 이 같은 행위를 방지하기위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주식 대량보유변동보고 제도’(5%룰)에 따라 경영참가 목적으로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뒤 지분을 매각한 건수는 올들어 유가증권시장 14건, 코스닥시장 13건 등 총 27건에 이르렀다. 템플턴자산운용은 CJ에 대해 지분 보유 목적을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한 개정 ‘5% 룰’에 따라 지난해 3월 지분 9.89%를 ‘경영참가’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으나 지난해 2차례에 이어 올해도 지난1월3일과 31일, 2월27일 등 3차례에 걸쳐 매도, 보유 비중을 4.91%로 줄였다. 템플턴자산운용은 또 ‘경영참가’ 목적으로 보유한 삼성정밀화학 지분 17.22%에 대해서도 지난해 4차례, 올해도 4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팔아 지난달 22일 8.45%로 줄였다. 템플턴은 지분을 사고 파는 동안 이들 기업의 경영과 관련, 아무런 의견을 제시하지도 않아 ‘경영 참가’를 위한 지분보유로 보기 힘든 상태다. 코메르츠은행 역시 지난해 4월초 외환은행 지분 14.61%의 보유 목적이 ‘경영 참가’라고 신고했으나 지난 8일 6.48%로 보유 지분이 줄었다고 공시했다. 프랭클린리소시스도 국민은행 지분 6.89%를 지난해 12월, 지난달 30일 두차례에 걸쳐 팔아 4.98%로 축소했다. 헤르메스펜숀즈매니지먼트도 현대산업개발 지분 7.03%를 2.52%로 줄였다고 지난1월31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일부 외국인들이 주가 부양 등의 목적을 위해 ‘경영참가’로 위장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센터장은 “단순투자가 목적이더라도 경영참가로 신고하면 장부 열람, 고배당 압력, M&A 테마를 이용한 주가상승 등 유익한 측면이 많다”면서도 “일종의 시세 조작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경영 참가 신고를 M&A 테마로 받아들이는 국내 투자가들의 투자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또 현행 5%룰은 경영참가 수준이 배당ㆍ자사주 매입 등 수익률 극대화 요구인지, 이사 선임 등 적극적인 경영권 참여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실제 투자 목적은 해당 외국인 외에는 알 수 없다”며 “M&A 테마에 편승하려는 투자기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헤르메스의 삼성물산에 대한 M&A 위협에서 나타났듯 경영참여 목적으로 지분을 사들이면 개인 투자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를 역이용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