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주식'으로 손바뀜 시작됐다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면서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 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완화와 주요국 경기 지표 호전 등으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만큼 이 같은 손바뀜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일 현재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잔액은 66조7,921억원으로 5월말보다 2조2,514억원이 늘어났다. 반면 이 기간 국내 채권형 펀드는 45조4,582억원에서 44조8,473억원으로 6,000억원 이상 줄었다. 채권형펀드와 주식형펀드의 자금 흐름이 본격적으로 엇갈린 것은 그리스 긴축안 통과와 미국 경기지표 호전 등으로 투자 심리가 완화된 6월말 이후였다. 지난달 27일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1,943억원의 뭉칫돈이 순유입된 반면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688억원이 순유출됐다. 이 같은 흐름은 직접 투자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29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4,767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반면 이 기간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1조3,917억원으로 주식 순매수 금액에 못 미쳤다. 연초 이후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1조2,451억원어치를 내다 팔고 채권시장에서 38조8,384억원어치를 사들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가파른 금리 상승과 환율 하락으로 채권 투자 메리트가 감소한 상태에서 글로벌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자 채권을 팔고 주식으로 이동하는 손바꿈 현상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고유선 대우증권 글로벌경제팀장은 “최근 원화 가치가 강세를 이어오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다 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도 있어 채권 투자 메리트가 높지 않다”며 “그리스 국가채무 리스크 완화와 미국 등 주요국 경기 지표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그리스 디폴트 우려와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코스피지수는 2,010선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말 이후 그리스 국가채무조정 성공과 미국의 경기 회복 등으로 그동안 증시를 압박했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2,160선까지 회복됐다. 반면 채권시장은 바닥을 친 금리가 최근 빠르게 상승하면서 투자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3.52%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최근 3.77%까지 0.25%포인트 오른 상태다.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은 미국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경제지표 개선 등의 호재로 미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80%를 저점으로 3.13%까지 가파르게 급등했다. 한동욱 현대증권 자산배분팀장은 “최근 경기 모멘텀의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미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일본의 산업 생산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실물경제 펀더멘털의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자금이동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동욱 현대증권 자산배분팀장은 “글로벌 경기 지표가 4월에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것은 일본의 지진으로 마찰적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5월 이후 일본 산업생산이 재개되면서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산업생산활동도 정상화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추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려면 7~8월 중 경기모멘텀이 뚜렷하게 나타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팀장은 “7~8월에 발표되는 경기지표들이 호전된다면 시중 자금이 증시로 모여들어 2차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 미국의 고용동향과 소비증가 등 실물지표가 개선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