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유능한 부하 양성하는 훌륭한 리더 돼주세요"

42년 직장생활 마치고 퇴임 조정남 SKT 부회장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샐러리맨 신화를 엮어온 조정남(66ㆍ사진) SK텔레콤 부회장이 24일 42년간의 직장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공계 출신의 대표적 전문경영인인 조 부회장은 SK그룹의 양대 축인 정유와 통신사업을 국내 최고로 올렸놓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으며 지난 2003년 SK사태를 수습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조 부회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퇴임식을 갖고 “나보다 유능한 후배를 볼 때 가장 행복했다”면서 “여러분과 함께 모든 정열을 바쳐 이뤄낸 성과들을 기억하며 떠나겠다”며 작별인사를 했다. 그는 “너무 오래 있었다”며 수년 전부터 최태원 회장에게 물러날 뜻을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지만 최 회장이 간곡히 만류해 재계 3위 SK의 좌장역을 해왔다. SK 3대 회장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내며 한국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렸던 손 전 회장이 2004년 초 전격 사퇴한 후 조 부회장은 최 회장의 경영 멘토로 불리며 ‘최태원 시대’를 여는 데 주춧돌이 됐다. 조 부회장은 후배들에게 “사회에 필요한 훌륭한 리더는 자신의 역량을 뽐내고 자랑하기보다 넓은 아량으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장점을 칭찬할 줄 아는 사람”이라며 “유능한 부하를 양성하는 리더가 되도록 노력해달라”라고 당부했다. 1966년 SK에너지(옛 유공)의 전신인 대한석유공사에 입사한 조 부회장은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우리나라가 전쟁과 가난을 겨우 벗어나기 시작한 시기였다”며 “국가경제 발전의 영광과 보람을 함께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회고했다. 서울대 화공과를 졸업한 그는 1995년 SK텔레콤 전무이사로 자리를 옮기며 새로운 인생을 맞았다. 조 부회장은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을 상용화했던 게 무엇보다 어렵고 힘든 일이었지만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며 “이를 통해 한국의 SK텔레콤이 전세계 통신업계를 이끄는 회사로 도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또 “자원봉사단 활동과 일자리 창출, SK행복마을 건립 등 봉사활동으로 ‘행복은 나눌수록 배가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깨닫게 된 것도 감사하다”며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애정도 나타냈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조 부회장을 환송하며 “수많은 성공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조 부회장을 10년 넘게 모실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영광이었다”며 “‘큰 바위 얼굴’처럼 존경하고 추구해야 할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평했다. 한편 SK그룹은 25일 서울 종로 사옥에서 최 회장과 그룹 계열사 CEO들이 모인 가운데 감사패와 꽃다발을 전달하며 조 부회장의 두번째 퇴임식을 열어 그에 대한 예우를 각별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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