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단순 중개무역에의 의존도를 낮춰 불황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동시에 보다 고수익이 보장되는 사업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현대종합상사·LG상사는 최근 인터넷사업 또는 첨단 벤처기업에 대한 지분출자 등 직접투자를 통한 사업영역 확대에 나섰다.
현대종합상사(대표 정재관·鄭在琯)는 최근 신규사업팀·중소기업팀·경영기획실을 주축으로 「벤처투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인터넷 관련 기업이나 첨단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박원진(朴源珍) 현대종합상사 전무는 『벤처 투자의 성공율이 평균 10% 남짓이라는 점을 감안해 우선 국내기업에 5억원, 해외기업에 50만달러 정도의 기업별 투자한도를 설정해 놓았다』며 『올해 중에 국내에 10개사, 해외에 10개사 등 총 20개사 정도에 대해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G상사(대표 이수호·李秀浩)는 사내에 벤처투자를 위한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자금·영업·관리 등을 종합 지원하는 벤처케피털 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TV 내장형 디지털 위성수신기 전문 생산업체인 ㈜이아이텍을 1차 투자대상으로 선정해 15%의 지분출자를 마쳤으며 신규 투자대상을 물색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대표 현명관·玄明官) 역시 최근 디지털 엑스레이기기 전문업체인 캐나다 디직스사에 대한 투자가 크게 성공한 데 자신감을 얻어 한국개발투자금융(13억원), 실러스 테크놀러지(50만달러), 타이완 숀트램사(120만달러) 등 국내외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종합상사들이 그동안 세계시장의 조류에 누구보다 발빠르게 대응해왔다』며 『이같은 업종의 속성이 투자유망 기업선정 및 시장 가능성 판단에 대한 노하우로 고스란히 축적돼 있어 신규 영역에 자신있게 접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