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통업계 "점포늘려 시장 선점"

유통업계 "점포늘려 시장 선점""무리한 중복·과다투자 부작용 우려" 고유가·주가폭락 등 경기불안 심리 속에서도 유통업계의 투자 행보는 여전히 바쁘다. 유통업은 시스템 사업이기 때문에 국내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는 향후 3~4년까지는 수조원 단위의 대규모 신규 투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대폭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다점포망을 빨리 갖추는 것이 유통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 국내 유통시장은 이미 완전 개방, 외국 굴지의 유통업체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따라서 다점포망을 갖춰 가격이나 시스템 측면에서 효율을 높여야만 경쟁력을 확보해 살아남을 수 있다. 백화점의 경우 국내시장이 이미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고는 하나 생활수준 향상, 라이프사이클 변화 등으로 지방 상권은 아직도 진출의 여지가 남아 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빅3업체들은 부지매입, 임차,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점포를 늘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M&A한 청구 블루힐백화점과 부평 동아 시티백화점을 지난해 각각 분당점과 부평점으로 개점한 데 이어 일산점까지 지난해 3개점을 개점, 4,000여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대전점(3월)·강남점(6월)·포항점(12월)을 개점하는데 4,500여억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내년에도 부산 세원백화점을 인수한 부산동래점(2월)·울산점(8월)·창원점(12월)을 열 계획이어서 4,500억원 가량의 신규 투자가 예상된다. 백화점 사업이 주춤했던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인수한 마산 성안백화점을 올 8월에 개점했고 10여년간 끌어온 강남점을 다음달 초 오픈하는 등 백화점 사업에 1,300억원이 투자됐다. 현대백화점도 롯데의 독주를 막기 위해 내년에 미아점(8월)과 목동점(12월)을 개점하는데 1,900억원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할인점 시장은 백화점보다 출점경쟁이 한층 더 치열하다. 신세계 이마트는 올 한해 12개를 개점, 3,000여억원이 소요되며 롯데 마그넷은 11개점에 3,300억원, 삼성테스코는 5개점에 5,000억원, 한국까르푸는 8개점에 2,500억원의 투자비가 책정돼 있다. 내년에도 마그넷 13~14개에 4,900억원, 이마트 13~15개에 4,500억원, 삼성테스코 8개에 7,000억원, 까르푸 5개에 2,000억원 등 대폭적인 투자가 계획돼 있다. 유통업계의 이같은 투자확대는 곧바로 고용창출 효과로 나타난다. 백화점 한개점에 정직원, 협력업체 판촉사원, 아르바이트 사원 등을 포함, 1,000~1,200명, 할인점 한개점에 200~250명선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보면 한해에 수천명의 고용이 창출되는 셈이다. 또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유통점에 투자가 몰려 있어 국내 유통산업의 선진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과다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IMF위기 이전에 대우·나산·거평 등 수많은 중견·대기업들이 앞다퉈 유통업에 투자했다 실패했던 사례가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해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투자를 늘리는 업체들은 자본력이 탄탄하다고 평가되고 있긴 하지만 무리한 중복투자로 결국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효영기자 HYLEE@SED.CO.KR입력시간 2000/09/27 18:37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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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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