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남북 갈등에 케네디 리더십 있다면…

■존 F. 케네디의 위대한 협상

제프리 D. 삭스 지음, 21세기북스 지음

소련진영·미국 강경파 설득 핵실험 금지조약 체결 결실

상대방 이해하는 소통 빛나 한반도, 케네디식 결단 필요


"양국의 차이점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선을 공동 관심사로 돌려서 그런 차이점을 해소할 수단을 찾아보도록 합시다. 설사 우리가 지금 당장 그 차이점을 해소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우리의 세상을 다양성이 허용되는 안전한 곳으로 만들 수는 있습니다. 결국 우리의 가장 기본적인 연결고리는 이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이 비좁은 행성에 살고 있습니다. 모두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 소련 사이에 핵전쟁 발발 일보 직전까지 갔던 1962년 10~11월 이른바 '쿠바 미사일 위기'를 해결한 후 미·소간의 평화구축을 역설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1963년 6월 10일 아메리칸대 졸업식 연설문의 일부분이다. 이른바 '평화연설'로 불리는 바로 그 연설이다. 이 연설이 있고 나서 두 달 후인 1963년 8월5일 '부분적인 핵실험 금지조약(PNTBT)'이 체결됐고 미국과 소련은 데탕트 분위기로 접어들었다.


'존 F. 케네디의 위대한 협상'(원제: To Move the World)은 쿠바 미사일위기가 발발했던 1962년 10월부터 부분적 핵실험 금지조약이 체결된 1963년 9월까지 케네디가 보여준 정치력과 외교력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문명의 대가' '빈곤의 종말' 등을 쓴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특별자문관이기도 한 제프리 D.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다. 당시 케네디가 보여준 소련 진영과의 대화노력, 그리고 미국내 강경파를 설득하는 과정들을 통해 케네디의 외교적 행적과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했던 리더십이 세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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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케네디는 미국 역사상 가장 젊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케네디도 처음에는 다른 나라의 국가수반들처럼 상대방의 타도를 원하는 철저한 냉전시대 전사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업무의 시작과 함께 시각도 바꾼다. 공산권과의 대화를 시도한 것이다. 당시 세계는 미국과 소련이라는 초강대국간의 핵무장 경쟁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핵전쟁 공포도 덩달아 커지고 있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케네디가 '방어를 위한 무기경쟁이라지만 결국은 더 큰 위기를 불러오기 때문에 양국간의 적개심을 해소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며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주장한다. 소통과 대화, 설득만이 위기에 놓인 세계를 구할 수 있다고 믿었고 이것이 케네디가 발휘한 위대한 리더십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책은 케네디의 아메리칸대 졸업식 연설 등을 인용하며 핵전쟁 대신 평화적 해결을 택한 케네디의 구상이 어떻게 실현됐는지 분석한다.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됐지만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3장은 케네디가 평화의 길을 선택하게 된 배경과 경쟁자이며 파트너였던 소련의 흐루시쵸프와 함께 전쟁의 위험을 피하는 과정을 담았다. 4∼6장에서는 평화의 방법을 두고 의견이 분열됐던 미국의 동맹국을 설득하는 케네디의 모습이, 마지막 7∼9장에서는 평화추구보다 강경 대응을 원했던 미국의 정계를 설득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책은 마지막에 '평화 연설'과 함께 아일랜드 의회 연설, 부분적인 핵실험금지조약에 관한 대국민 연설, 제18차 유엔총회 개회연설 등을 실어 케네디의 평화전략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돕는다. '존 F. 케네디의 위대한 협상은' 우리 남북한에도 적용된다. 이 비좁은 한반도라는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케네디식의 결단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값 2만2,0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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