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대출규제로 집은 팔리지 않고 학군수요 늘어 전셋값만 급등

[이슈 포커스] 매매가 - 전셋값 '디커플링' 현상 왜?

대출규제 한파 등으로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신학기를 앞둔 학군 수요로 전셋값은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학원가가 밀집해 있는 강남구 대치동 전경.


최근 수도권 일대에서 전셋값이 꾸준히 치솟고 있음에도 매매가는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어 그 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통 매매가 대비 전셋값인 '전세가율'이 오르면 집을 사는 일이 쉬워지기 때문에 매매가 역시 자연스럽게 따라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매매ㆍ전세 값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대출규제로 기존 거래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움츠렸던 이사수요가 폭발하면서 매매가 약세, 전셋값 강세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무주택 청약예비자들이 보금자리주택 등의 분양을 기다리고 있는 것도 매매가 약세를 야기하고 있다. 대치동 전셋값 수천만원 껑충
보금자리주택 분양등 영향
"집 사기보단 기다리자" 확산
◇전세ㆍ매매 차이 얼마나 줄었나=매매가 대비 전셋값을 의미하는 전세가율은 최근 6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지난해 8월 34.92%에서 현재 36.58%까지 6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최근 3년간 전세가율이 보통 20%대에 머물러 있던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 아파트까지도 최근 전세가율이 일제히 30%대를 돌파했다. 전셋값이 오른 서울을 떠나 경기권에서 집을 구하는 '서울 엑소더스'의 영향으로 경기권 전세가율도 지난해 말부터 치솟고 있다. 통계적으로는 2~3% 상승에 불과하지만 일부 인기 단지가 전체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수요자들이 느끼는 체감 상승폭은 훨씬 크다. 실제 학군 수요가 집중되는 강남 대치동 일대 아파트들의 경우 불과 1~2주 만에 전셋값이 수천만원씩 뛰어오르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기존 집 안 팔리는데 학군 수요는 불붙어=대출규제 이후 거래시장 침체로 기존 집은 팔리지 않는 상태에서 새 학기 학교 배정 등을 앞두고 학군 수요가 증가한 것이 이 같은 매매ㆍ전세 값 디커플링의 첫째 원인으로 꼽힌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대출규제와 연말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2개월 연속 감소하며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기존 집은 매수세가 붙지 않아 처분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사 수요만 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셋값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9월 이후 본격화된 대출규제로 기존 아파트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 중이던 이사 수요가 한꺼번에 몰렸다"며 "올해 서울 지역의 경우 신규주택 공급마저 부족해 전세의 수급 불균형 문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난 심화, 당분간 지속될 듯=주택수요자들의 신규주택에 대한 기대감과 금리인상 등에 따른 불안감은 앞으로도 기존 주택매매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경기 동북부 주요 주거지역 가운데 하나인 남양주 일대의 경우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공급일정이 다가오다 보니 기존 주택 거래는 사실상 거의 멈춘 상태다. 남양주 도농동의 B공인 사장은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에 기존 집을 사기보다 일단 기다려보자는 수요자들이 크게 늘어났다"며 "매도자들은 집이 팔리지 않으니 급하면 전세로 이동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역시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으로 재건축 호재가 있는 강남 3구와 일부 재개발 지역을 제외하고는 매수세가 전혀 붙지 않고 있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실물경기 침체에 금리인상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철저히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에만 매수세가 붙고 있다"며 "매매를 통한 이사가 활성화되지 않는 한 전세난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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