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채권시장 '사이버 혈전'

뉴욕 채권시장의 규모는 14조 달러로 뉴욕증시(15조 달러)에 버금가는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하루 거래량이 3,500만 달러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의 합계보다 8배에 이른다. 채권시장은 거래소가 없이 브로커들의 직접 거래에 의해 움직이므로 월가 채권 브로커들은 거래액의 10%에 해당하는 거액의 공전을 뜯고 있다. 따라서 월가의 메이저 브로커회사들은 막후거래와 음모가 판을 치는 채권시장에서 돈을 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채권 거래에 신규참여한 미국 온라인 업체는 현재 뮤니다이렉트 등 십여개 업체에 이른다. 이들은 월가 브로커회사들이 불공정하게 채권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가격을 공시하고, 투자자들을 해방하라고 요구한다. 뮤니다이렉트의 창업자 존 듀렛은 『우리는 채권시장의 어두운 비밀을 벗겨낼 것』이라며 발행자와 투자자의 직접 거래를 중개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채권회사의 선구자격인 인터베스트사의 창업자 래리 폰드렌은 메릴린치·살로만스미스바니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내고, 『월가 브로커회사들이 온라인 회사를 죽이기로 음모하고 신규 발행시장을 봉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월가 브로커들의 잘못된 관행으로 투자자들이 연간 400억 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채권거래의 투명성을 요구했다. 사이버 업체의 도전을 맞아 월가 투자은행들은 자체 온라인망을 개설하고, 전례 없이 상호 보조를 맞추고 있다. 앙숙관계에 있는 메릴린치와 JP 모건은 공동으로 채권 전문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브로커회사들의 웹사이트는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채권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편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온라인 업체들은 0.25~0.5%의 극히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감독당국의 판단과 소송의 여하에 따라 미국 채권시장도 과거의 어둠을 걷고 사이버 세계에 의해 완전히 개방될 전망이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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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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