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90억弗 손배訴까지 당해

90억弗 손배訴까지 당해 다임러크라이슬러 합병후유증 심각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사상 최악의 합병사례 중 하나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명차의 대명사인 독일 다임러벤츠와 수익성이 가장 좋은 회사였던 미국 크라이슬러의 시너지 효과로 세계자동차시장을 휩쓸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합병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대주주로부터 90억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당했다. 수십억달러를 보유한 미국의 큰 손 커크 커코리언(83)은 최근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이 회사의 유르겐 슈렘프회장에 대해 합병당시 거짓말을 했다며 90억달러의 손배상 송을 제기했다. 크라이슬러의 주식 13.75%를 보유한 최대주주(현재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3대주주)인 트라신다를 운영하고 있는 커코리언은 실제 손해로 20억달러, 주가하락에 따른 배상 10억달러, 거짓말에 따른 보상 60억달러 등을 청구했다. 커코리언은 슈렘프 다임러크라이슬러회장이 98년 합병당시 '대등합병'원칙을 밝혔기 때문에 합병에 동의했는데, 실제로는 크라이슬러를 다임러벤츠의 일부문으로 전락시켰다고 지적했다. 커코리언은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 10월30일 슈렘프회장이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흡수합병을 의도했지만 일단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대등합병이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말한 내용을 제시했다. 또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이달초 크라이슬러 출신인 제임스 홀든사장(크라이슬러부문)을 ?아내고 독일의 디터 제체사장을 임명하는 등 크라이슬러출신 경영진들을 대거 축출한 점도 지적했다. 커코리언은 당시 흡수합병이었다면 크라이슬러주식에 붙었을 프리미엄을 감안해 실제 손해를 20억달러로 계산했고, 98년 합병이후 주가가 30%나 떨어진데 대해 손해배상 10억달러를 청구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 98년 합병당시 지프, 미니밴 등 승합차 및 레저용 차량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 가장 수익성이 좋은 회사였으나 올해 5억달러이상의 적자를 내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이같은 부진은 승합차 및 레저용 차량부문에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대거 진입하는 등 시장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데다 다임러벤츠 때문에 유럽시장에 제대로 진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98년 합병당시만 해도 고급차와 유럽시장 비중이 높은 다임러벤츠와 미국시장, 특히 승합차 및 레저용 차량 점유율이 높은 크라이슬러의 영역이 겹치는 부분이 적어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막상 합병이후 크라이슬러의 경영진들이 대부분 축출당하고, 신차개발시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크라이슬러의 영업이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고 시장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이같은 합병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판국에 커코리언이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11/28 19:40 ◀ 이전화면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