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재정절벽 처할땐 유로존 위기 그 이상"

미 의회 연말까지 합의 못하면 6000억달러 예산 일시 삭감<br>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 줄 듯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문제보다 전세계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정절벽은 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작스럽게 줄거나 중단돼 경제에 큰 충격을 주는 현상이다. 미국 의회가 올해 말까지 새로운 재정지출안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재정절벽에 처하게 된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최근 261명의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다섯 명 중 한 명은 미국의 재정 문제가 유로존 재정위기보다 더 걱정스럽다고 답했다. 투자가들은 미국이 재정절벽에 처할 경우 6,000억달러에 달하는 예산이 한꺼번에 삭감돼 미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에도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17일 조지메이슨대 경제학자인 스티븐 풀러가 미 항공우주산업협회(AIA)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보고서에서는 "재정삭감은 모든 주, 모든 공동체, 모든 산업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내년 1월 연방정부가 예산을 삭감하면 일자리 200만개가 한꺼번에 사라지고 평균 실업률도 1.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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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우려로 최근 들어 미국경제에 대한 투자가들의 확신도 줄어들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미국 자산 비중을 절반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응답자가 14%에 달했다. 애버딘자산운용의 랠프 바셋 매니저는 이에 대해 "재정 문제 해결에 대한 초당적 합의 노력이 부족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의회가 재정 문제 해결의 실타래를 풀지 못해 투자가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주정부들의 재정상태도 지속이 불가능할 정도로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끄는 '주정부 예산위기 태스크포스'가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보수적으로 계산하더라도 현재 주정부들이 퇴직한 공무원들의 연금과 의료보험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서는 4조달러의 예산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28일 캘리포니아주 스톡턴시가 파산보호 신청을 낸 것을 비롯해 최근 한달 사이 3개 도시가 파산신청을 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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