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1월 12일] 실용과 원칙의 '세종목장' 결투

SetSectionName(); [데스크 칼럼/1월 12일] 실용과 원칙의 '세종목장' 결투 박민수 (정치부장) minsoo@sed.co.kr 판도라의 상자로 비유될 만큼 갈등과 논란을 거듭해온 세종시 수정안의 뚜껑이 드디어 열렸다. 수정안에 담긴 내용도 중요하지만 과연 세종시 수정안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여부가 더 관심거리다. 세종시 수정안 추진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결은 불가피해보인다. 지난 2007년 말 대선 후보 경선 이후 2년여 만에 이 대통령과 박 전대표는 '세종 목장'에서 또다시 진검 승부를 벌이게 된 셈이다. 두 사람은 지금 반대 방향에서 동시에 앞만 바라보며 세종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현재로서는 어느 쪽이든 물러설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현실정치 공존에 너무 큰 간격 게다가 한나라당 내의 친이ㆍ친박 추종 세력들까지 나서 싸움을 말리기보다는 오히려 갈등 국면을 부추기고 있어 불똥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예측하기 어렵다. 친이계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제왕적 총재보다 더 하다'고 박 전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정도면 '막 하자는 거지요' 수준이다.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도 곧바로 '박 전대표 죽이기 발언 배후에는 MB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계파 간의 갈등은 이제 위험 수위를 넘어 죽기 아님 살기 식의 결전을 벌일 태세다. 양측의 이 같은 대결 구도에도 불구하고 수정안 발표 이후 이 대통령은 직접 입장을 밝히고 세종시 현장을 방문하는 등 대국민 설득에 나설 방침이다. 물론 여기에는 박 전 대표도 포함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실용과 박 전 대표의 원칙은 현실정치에서 공존하기에 그 가치적 간극이 너무 크다. 이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의지는 확고하다. 실용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에게 행정부처의 분리이전은 비효율적이며 국익차원에서도 반드시 수정돼야 할 과제다. 문제는 이 같은 이 대통령의 신념과 확신도 확고하지만 박 전 대표의 입장 역시 단호하다는 점이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원안이 배제된 안에 반대한다. 당론으로 확정돼도 반대한다"며 이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었다. 박 전 대표도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원칙과 신의'를 중시하는 박 전 대표가 당론으로 정한 세종시안을 이제와 수정한다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박 전 대표는 "충청도에서 반대하면 내가 어떻게 돌아서겠는가"라며 세종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세종시로의 행정부처 이전이 비효율적일지라도 충청도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간 해서는 접점을 찾기 어려운 세종시 문제는 결론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둘 중 한 사람은 커다란 정치적 내상을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의 의도대로 아니 이 대통령의 신념대로 수정안이 관철될 경우 박 전 대표는 대선 가도에 접어들기도 전에 깊은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물론 이 대통령으로서는 박 전 대표와의 승부에서 또 한번 승리함으로써 다가올 대선 국면에서 자신의 정치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박 전 대표의 주장대로 세종시 법 개정이 무산되고 원안대로 세종시가 추진될 경우 박 전 대표의 입지는 정권 내는 물론 정치권 전체에서 더욱 강화될 게 확실하다. 아울러 확실한 미래권력으로서 대선 가도에 한발 바짝 다가설 수도 있다. 관련 법안등 후속조치 신속해야 그러나 현재로서는 요지부동인 박 전 대표가 신념을 접을지 아니면 이 대통령이 실용을 포기할 것인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종시 수정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세종시 관련 법안 등 후속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정치적 계산에 의해 무작정 지연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세종시를 둘러싼 논쟁과 갈등으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손실은 지난 시간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그렇고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도 그렇고 더 이상 정치 게임으로 변질되는 세종시는 원하지 않는다. 상생의 묘수를 찾기 어렵다면 세종 목장의 결투는 하루라도 빨리 승부를 결정 짓는 게 모두에게 바람직하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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