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뷰/강우석감독] 배급업체 경쟁해야 한국영화 부흥한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이같은 소문이 돌지 않았다. 그 이유는 지난해 한국영화가 외국 블럭버스터 영화들을 제치고 장사를 잘해줬기 때문이다. 한국영화가 그만큼 질적으로 우수해서였을까. 아니다.시네마서비스(대표 강우석 감독)가 서울극장을 중심으로 한 전국 배급망을 통해 전국 70~80개 극장에서 영화를 동시에 개봉하는 등「판을 크게 벌이는」할리우드 블록버스터식 배급방식을 도입해 대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자귀모」(서울 42만명)에서 시작해 「인정사정 볼 것 없다」(서울 69만명)를 거쳐 「주유소 습격사건」(서울 90만명)과 「텔미 썸딩」(서울 58만명), 그리고 「여고괴담 그 두번째 이야기」(서울 , 상영중)등 잇따른 시네마서비스의 흥행작들이 그같은 방식으로 개봉된 영화들이다. 「주유소 습격사건」은 「투캅스」를 제치고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 3위에 오른 사실은 시네마서비스의 배급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이 40%에 육박하리라는 전망도 「쉬리」가 첫째 요인이겠지만, 서울극장(대표 곽정환)을 중심으로 한 시네마서비스의 배급망의 힘에 의존한 바 적지 않다. 이때문에 「독점」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하지만 대표 강우석 감독은 『지난 5년간 체계적인 기획생산을 해 온 결과일 뿐이며 지난해는 다른 투자-배급사의 활동이 저조해 더욱 두드러져보였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 지난해 시네마서비스는 흑자만 보았을까. 그렇지는 않다. 강감독은 『회사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정도로 위기도 있었다. 시네마서비스에 투자한 한 금융회사는 대금결제가 14일이나 늦었다며 소송을 걸어 법정 최고이자 25%를 물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들면서 영화들이 계속 안타를 터뜨려 적자를 만회하고 또 다른 영화제작을 하게 되고… 이렇게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스릴감으로 영화를 계속하는 것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네마서비스는 지난해 상반기에 「마요네즈」「연풍연가」「이재수의 난」등 3편으로 25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익은 「주유소 습격사건」부터다. 이제는 시네마서비스에 돈이 넘쳐난다. 투자가치가 있다 해서 금융자본은 물론 미국 할리우드 직배사까지 투자자로 들어왔다. 이에 강감독은 이렇게 설명했다. 『우선 20세기폭스가 비디오판권료를 책임지고 있다. 판권료외에 지분투자까지 하겠다고 나섰는데 그 부분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금융권에선 조흥은행이 서울극장이 제공하는 담보로 상당액을 대출해준다. 거기다 지방배급사에서 올라오는 돈까지 합하면 별 무리가 없다. 지난해 우리 회사 매출규모가 250억원 정도되고 올해 목표액은 300억원을 넘을 것 같다. 이럴 경우 200억원 정도 현금이 돌아가면 10편 이상 직접 제작할 수 있다.』 또한 강감독은 『이렇게 돈이 돌아가면 그동안 돈이 없어 찍지못한 장르영화를 선보이는 것이 꿈인데 당장 올 여름부터 관객에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면서 『현재 중국 상해에서 80%까지 촬영이 진행된 무협영화 「비천무」(제작비 35억원)가 그렇고, 추석 개봉예정으로 준비중인 한국판 「다이하드」(제작비 50억원예상)등을 개봉해 한국영화의 품질을 한층 높이는것이 꿈이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올가을까지 시네마서비스가 제작 배급할 한국영화만 10편이고, 충무로 다른 영화사들의 영화를 위탁배급할 영화는 16편. 지난해보다 2배가 넘는 배급이다. 『올해의 이같은 공격경영은 지난해만큼 한국영화가 되거나 더 잘될거라는 기대가 있기때문이다』면서 『이유는 우리 회사외에 대기업자본인 제일제당이 다시 한국영화 제작과 배급에 적극나서고 피카디리와 단성사가 손잡고 또다른 배급사로 나서 제작과 배급의 경쟁체제를 이루기때문이다. 또한 강제규필름, 우노필름, 신씨네 같은 영화사들이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어 올해는 그 어느해보다 기대되는 한국영화의 부흥기를 맞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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