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세상] 미국 우파는 왜 심판 대신 지지 받을까

■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br>(토마스 프랭크 지음, 갈라파고스 펴냄)


지난 2007년 촉발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는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지면서 전세계를 파국으로 몰아 넣었다.


미국 내 대표적인 진보 역사학자인 저자는 미국 공화당 정권과 우파의 무능과 부패, 시장만능주의와 자유방임주의에 대한 맹신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됐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했다고 비판한다. 또 월가의 금융 회사들은 보너스로 수백억달러를 나눠 갖는 등 돈 잔치를 벌였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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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실패한 우파가 결과적으로는 승자가 됐을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저자는 우익의 대표적 집단이자 강경보수단체인 티파티에 주목한다. 그는 티파티의 종교적인 자본주의 맹신과 적색(사회주의) 공포증, 그리고 정치를 상업화하려는 여러 행태를 비판하면서 좌파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우파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고 주장한다. 즉 우파가 스스로를 '희생자' 혹은 '국가의 이익을 생각하는 사람들'로 이미지를 포장하고 반대편 정치인과 지식인 집단을 경제 위기의 주범으로 몰았던 전략이 맞아 떨어졌고 결국 대중들은 우파에 현혹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중간 선거에서 당선된 공화당 하원의원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초선의원 8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티파티 소속이었다는 사실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저자는 단순한 우파의 집권과 득세를 넘어서 그 이후 닥쳐올 파국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우경화 추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이었던) 투자금융은 기사회생할 것이고 규제의 힘이 약화되면 금융 사기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다. 그 근거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월가의 금융사기를 막기 위한 규제 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를 없애버렸고 오바마 행정부가 개혁을 위해 신설한 소비자보호국에 집중 포화를 퍼부어 무력화 하려고 하는 시도들을 든다.

저자는 "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다시 승자가 됐는지 과정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급진적인 우경화 속에서 다시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충고한다. 1만 2,800원.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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