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칠레 FTA 비준] 칠레 수출 2,4224개 품목 관세 철폐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일단 우리의 수출환경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계 국가들이 통상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편으로 FTA를 활용하고 있다. 단 한건의 FTA를 발효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칠레와의 FTA가 발효되면 후속 FTA를 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우리도 FTA를 통상수단으로 활용해 수출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정부는 현재 싱가포르 및 일본과의 FTA 협상을 진행중이다. 정부는 칠레와의 FTA가 발효되는 대로 후속 FTA 협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세안, 중국, 멕시코 등과의 추가적인 FTA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한ㆍ칠레 FTA는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 시장에서 우리의 입지를 더욱 다질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된다. 칠레와의 FTA 비준이 늦어지면서 수출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지 휴대폰,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목의 칠레 시장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따라서 칠레와의 FTA가 발효되면 우리도 경쟁국과 마찬가지로 관세를 물지 않고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칠레 등 중남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칠레로 수출되는 2,4224개 품목 관세 철폐=한ㆍ칠레 FTA가 발효되면 1,478개 공산품을 포함해 모두 2,422개 품목이 관세를 물지 않고 칠레로 수출된다. 종전까지만 해도 6%의 관세에다 부가가치세(16%)까지 물었지만 이런 세금을 물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크게 떨어져 수출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된다. 한ㆍ칠레 FTA 비준안에 따르면 휴대전화, 자동차, 컴퓨터, 등 2,450여개 품목은 협정이 발효되는 즉시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또 자동차부품, 폴리에틸렌 등 3,000여개 품목에 대해서는 앞으로 5~13년간에 걸쳐 관세를 균등 철폐하게 된다. 단, 냉장고와 세탁기는 관세철폐 대상에서 빠져 있기 때문에 수출이 크게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양국은 나아가 상대방 수입상품에 대해 특혜 원산지 규정도 마련했다. 또 투자, 서비스, 정부조달 등에서 내국민 대우와 최혜국 대우를 부여하는 한편 지적재산권 보호도 보장키로 했다. ◇앞으로 10년간 칠레에 대한 수출 5억달러 이상 늘어=칠레와의 FTA가 발효되면 앞으로 칠레와의 교역규모도 크게 늘어나면서 경제적 후생도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FTA 발효와 함께 앞으로 10년간 칠레에 대한 수출은 5억4,400만달러, 칠레로부터의 수입은 2억2,400만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경제적 후생은 7억달러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OTRA는 앞으로 칠레에 대한 수출이 매년 5∼10% 늘어나고, 장기적으로는 연간 수출증가율이 10∼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양국 산업이 서로 보완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칠레에 주로 통신기기, 자동차 등 공산품을 수출하는 반면 칠레는 한국에 구리, 펄프, 목재, 광석 등 원부자재를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남미 시장 진출 가속화 기대=칠레와의 FTA는 중남미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칠레가 현재 캐나다, 멕시코, 남미공동시장(MERCOSUR) 등 34개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는데다 2005년 출범 예정인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에도 가입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기준 한국과 중남미 국가들간의 교역은 ▲수출 88억6,000만달러 ▲수입 37억4,000만달러 등으로 무역흑자가 51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2002년 무역흑자 총액 103억4,000만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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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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