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옵션형 외화예금 가입자 "환율 때문에 울고 싶어라"

KIKO와 유사한 상품구조로<br>이자는 커녕 원금까지 까먹어<br>한달새 달러당 60~70원 손해


옵션형 외화예금 가입자들이 원ㆍ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HSBCㆍ씨티 등 일부 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옵션형 외화예금 가입자들이 환율 급등으로 이자는커녕 원금까지 까먹는 상황에 처했다. 옵션형 외화예금은 키코(KIKO)와 유사한 상품구조를 갖고 있다. 옵션형 외화예금은 고객이 가입할 때 행사환율과 예금통화ㆍ변환통화를 정한다. 만기 때 행사환율보다 시장환율이 높으면 변환통화로, 시장환율이 낮으면 예금통화로 원리금을 받게 된다. 대신 은행은 고객에게 3~5%포인트가량 추가 금리를 준다. 행사환율은 가입 당시 시장환율보다 보통 5~10원, 많게는 10~20원 정도 높거나 낮은 수준에서 책정된다. 따라서 최근처럼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한 경우 한달 전에 새로 가입한 고객들은 달러당 60~70원 이상 손해를 보게 된다. 10만달러를 투자했다면 환차손으로만 600만~700만원 이상을 날리는 셈이다. 금리는 행사환율과 가입기간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손실을 보는 고객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달러화로 예금하면서 원화를 변환통화로 정한 뒤 행사환율을 1,000원으로 잡았는데 만기 때 시장환율이 1,000원보다 높으면 원화로, 낮으면 달러화로 예금을 받는 것이다. 약정한 행사환율로 원화를 받기 때문에 지금처럼 환율이 급격하게 오를 때 달러화로 예금했다면 상당한 환차손을 입게 된다. 옵션형 외화예금인 ‘플러스외화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는 HSBC의 경우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까지 내려갔던 지난달에 신규 고객을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HSBC는 지난 2월부터 해당 상품을 약 100억~200억원 정도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씨티은행이 프라이빗뱅킹(PB) 고객과 기업 등을 상대로 옵션형 상품을 일부 팔았으며 오는 9월부터는 일반 고객을 상대로 판매를 시작한다. 일부 상품의 경우 중도해지 수수료가 9%에 달해 해약도 어려운 실정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옵션형 외화정기예금은 상품구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환율 전망을 자신할 수 있는 경우에만 가입하는 게 좋다”며 “특히 달러화 등 외국 통화를 직접적으로 쓸 일이 없다면 가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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