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지금 위기 오래갈것… 금융 신뢰 복원해야"

김석동 금융위원장 서울경제신문 기획 맞춰 첫 공식 인터뷰<br>"1920년대 대공황 떠올리며 대비 필요<br>신뢰의 리빌딩 없이는 사상누각 될 것"


"지금 위기 오래갈것… 금융 신뢰 복원해야" '한국 이대로 가다간…' 초강력 경고김석동 금융위원장 서울경제신문 기획 맞춰 첫 공식 인터뷰"1920년대 대공황 떠올리며 대비 필요신뢰의 리빌딩 없이는 사상누각 될 것" 이철균기자 fusion@sed.co.kr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우리 금융산업은 격랑의 세월을 보내왔다. 대마불사의 신화는 무너졌고 은행원은 눈물을 쏟으며 잘려 나갔다. 은행 수는 절반으로 줄었고 5개 은행 퇴출로만 9,841명이 직장을 떠나는 등 수만명이 감원의 칼바람을 맞았다. 금융산업을 살리기 위해 들어간 혈세만도 168조원에 이른다. 그래도 우리는 많은 것을 얻었다. 금융시장은 2000년 이후에만 3.4배로 커졌고 상장주식의 시가 총액은 6배 이상 늘었다. 건전성 지표는 세계 어느 금융회사 못지않다. 더 소중한 것은 '은행도 망할 수 있다' '내 돈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진리다. 퇴출 은행원들이 만든 '눈물의 비디오'를 토대로 금융의 기본은 '신뢰'라는 사실을 일궈냈다. 그토록 어렵게 구축한 금융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다시 찾아온 위기의 기운 때문이 아니다.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야 스스로 감내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지금의 위기는 '신뢰와 원칙의 위기'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환란 이후 쌓았던 소중한 금융의 기본은 하나씩 깨지고 있다. 예금은 '5,000만원' 한계에서만 보장된다는 사실, 높은 수익에는 높은 위험이 따른다는 진리조차 바뀔 수 있다는 정서가 국민의 가슴에 퍼지고 있다. 저축은행 대주주의 모럴해저드는 금융회사의 회계장부조차 믿을 수 없게 했다. 지주회사들은 치명적인 지배구조의 흠결을 내비쳤다. 포퓰리즘의 포화에 금융의 정치색채는 한없이 짙어졌다. 더 큰 위기가 닥쳐오는데 우리 금융산업은 신뢰라는 기본조차 구축하지 못한 '유리그릇'과 같다. 김석동(사진) 금융위원장은 취임 후 8개월 만에 언론사로는 처음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이를 강하게 얘기했다. 그는 "지금의 위기는 금융이 아닌 실물 침체가 진앙이기 때문에 오래갈 것"이라면서 "1920년대의 대공황을 머리에 그리면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금융산업이 기초체력만 믿어서는 안 된다"며 "신뢰는 금융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데 전산보안, 저축은행 도덕적 해이 등 신뢰를 해치는 일이 발생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는 금융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뢰의 리빌딩(rebuildㆍ재구축)이 없이는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저축은행 사태 등 급박한 사안들이 정리되면 금융산업의 블루프린트를 다시 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경제는 이런 현실에 주목, '리빌딩 파이낸스(금융 재건)'라는 기획물을 준비했다. 금융의 신뢰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공생발전의 금융 화두인 '따뜻한 금융', 위기에서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탄생할 방안을 깊이 있게 얘기해보려 한다. 글로벌 금융 쇼크 장기화… 한국경제 수렁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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