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신흥경제국들 '高물가와 전쟁'

높은 성장속 농산물 작황 악화로 식품가격 급등<br>中 이어 韓·브라질 금리인상… 印·러 등도 임박

지난 해 중국에 이어 올해 들어 한국과 브라질이 잇따라 기준 금리를 인상하는 등 신흥경제국들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본격 나섰다. 아직까지 금리 인상을 결정하지 않은 인도와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도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높은 경제 성장세를 보였던 국가들이 예상을 넘는 물가 상승 속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브릭스(BRICs,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국가의 경우 높은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폭염ㆍ가뭄ㆍ홍수 등 기상 이변으로 농산물 작황이 악화되면서 물가가 더욱 뛰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의 여지가 높은 상황이다. 브라질중앙은행은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0.75%에서 11.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브라질중앙은행은 지우마 호세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통화정책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 지난 1월 취임 당시 "인플레이션과 싸우겠다"고 강조했던 호세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지난 해 물가상승률이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5.91%를 기록하는 등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4.3~4.7%를 계속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브라질에서 계속되고 있는 기후 재앙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967년 이후 최악의 폭우가 741명의 목숨을 앗아갔을 뿐 아니라 앞으로 2년 동안 브라질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기준 금리가 올해 안에 12%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과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을 고민하고 있는 곳은 브라질 뿐이 아니다. 브릭스에 속하는 인도와 러시아, 믹트(MIKT, 멕시코ㆍ인도네시아ㆍ한국ㆍ터키)의 인도네시아 역시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인도는 지난 해 6차례나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최근 식품과 연료 가격이 폭등해 추가 금리 인상을 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인도의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의 두부리 수바라오 총재는 지난 17일 "우리는 인플레이션과 싸워야 할 만큼 절박하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주요 농산물인 양파값이 3배 이상 폭등하면서 지난 해 12월 물가상승률이 연율 8.43%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도는 오는 25일 RBI 통화정책을 통해 기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해 폭염으로 몸살을 앓았던 러시아 정부 역시 인플레이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중앙은행이 지난 달 예금금리만 2.50%에서 2.75%로 인상하고 기준 금리는 동결했지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2011년 최우선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라고 밝힌 상황이다. 17개월째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동결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최근 들어 물가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더 이상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내수 소비 활성화를 위해 금리를 6.5%로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칠리소스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예상치(6.71%)보다 높은 6.96%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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