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011 신년 기획] 이베리아 반도, 무엇이 문제인가

[올해의 핫이슈]<br>스페인- 부동산 거품경제 몰락<br>포르투갈- 저성장에 긴축도 무위

당장의 관심은 이베리아 반도(포르투갈ㆍ스페인)의 운명이다. 금융시장은 올해 상반기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수용을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그 뒤를 따를 전세계 9위 경제대국(유로존 4위) 스페인의 몰락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 및 구조 차원의 문제를 안고 있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이제서야 개혁에 나섰지만 올해 만기 도래할 대규모 국채상환 등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이런 상황에서 고강도 긴축정책까지 반강제적으로 시행하면서 두 나라의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거대 거품경제의 몰락=스페인 위기는 아일랜드 경우처럼 전형적인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 및 이에 따른 금융권 부실에서 비롯됐다. 제조업이 취약한 스페인 경제에서 2000년대 부동산시장 붐은 호황의 원동력이었다. 스페인 주택시장은 유로존 가입에 따른 저금리 혜택 및 외국인들의 높은 선호, 이민자 유입 등에 힘입어 빠르게 커졌다. 건설업은 스페인 경제의 12.2%를 차지했고 전체 고용의 13%를 책임졌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스페인 주택시장의 거품이 터지며 전체 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경제성장률은 2008년 -0.9%, 2009년에는 -3.7%로 뚝 떨어졌다. 실업률이 2010년 3 ㆍ4분기 20.53%로 수직 상승하며 최대 문제로 자리잡았다. 반면 대형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건재한 덕분에 금융권은 아일랜드처럼 빠르게 붕괴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카하(caja)'로 불리는 49개 지방 저축은행들이 새로운 리스크로 지목된다. 저축은행들의 부실채권은 현재 1,800억유로로 잡히는 금융권 총부실 규모의 절반으로 추정된다. 가장 큰 문제는 저성장 고착화. 스페인 정부는 최소 2%의 성장률을 보여야 신규고용이 시작될 것이라지만 경제는 3년 연속 내리막길이 예상된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스페인은 이제 새로운 성장 및 고용동력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답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포르투갈, 이미 저성장인데 긴축까지=포르투갈은 고질적인 저성장국이다. 유로존 가입 초기인 1999년과 2000년 경제가 3~4%대 성장한 후 -1~2%대의 낮은 성장률에 머물고 있다. 유럽연합(EU) 최저수준의 노동생산성 등 전체 생산성이 극히 낮은 탓에 잠재성장률도 1999~2008년 기준 연평균 1.6%까지 떨어졌다. 경상수지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경상적자 비율(GDP)은 2000년대 들어 7~10%대를 지속하고 있다. 만성적인 경상적자를 메우고자 외국자본을 마구 차입한 탓에 포르투갈의 총외채는 지난해 6월 기준 213%(GDP 대비)로 그리스(178%), 스페인(173%)에 비해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포르투갈 정부에 노동시장 유연화 및 교육법률제도 개선 등의 경제 개혁을 통한 성장을 주문했지만 당장의 위기를 해결할 묘안은 아무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처음으로 총 45억유로의 대규모 긴축예산안을 통과시킨 뒤 올해에도 추가 긴축정책을 약속했지만 침체 가속화를 우려하는 시장은 더 냉담해졌다. 포르투갈은 내년 총 326억유로 규모의 국채 원리금 만기가 예정돼 있으며 그 중 70%인 230억유로가 상반기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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